사업성 검토 소홀, '마구잡이' 투자-거액 '손실'
감사원, "기금 운용 손실 입힌 임직원 문책"
공무원연금공단과 군인연금(국방부) 등이 해외 개발사업 펀드에 거액의 돈을 투자하면서 사업성 여부 검토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투자원금 회수가 불투명해지는 등 기금운용에 큰 손실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3일 지난 해 하반기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4대 공적연금의 여유자금 운용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무원연금공단과 군인연금(국방부)은 지난 2007년 인도네시아 리조트 개발사업 펀드에 각각 150억원, 100억원을 투자하면서 개발사업자가 현지 법상 개발사업자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고 사업 예정부지가 개발제한구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투자하는 바람에 투자 원금을 날릴 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공단도 제대로 된 사업성 검토 없이 거액을 주식매입에 사용, 투자원금 회수가 어려운 상태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00복합상영관 주식매입에 300억원을 투자하면서 실제로는 주당 5만3000여원에 매입하는 것이었음에도 주당 2만7000여원에 매입하는 것으로 잘못 계산한데 이어 투자 당시 고가매입 우려를 제기한 외부 전문가의 지적도 무시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사업성 검토를 소홀히 하는 등 부적절한 투자로 기금에 손실을 초래한 관련자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여유자금 운용체계와 운영과정에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기관주의 및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공무원연금공단과, 국민연금공단은 임직원들이 사적인 주식거래를 통해 이익을 취하고 있었던 사실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무원연금공단의 경우 기금운용부서 소속 임직원은 누구의 명의로든지 본인 계산으로 주식을 매입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채권운용팀 일부 직원이 수 차례에 걸쳐 주식을 매매, 사적이익을 얻었지만 이를 통제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운용부서 근무 전 취득한 주식을 신고하도록 하고 사기업체 임원이 되는 등 영리 목적의 업무 겸업을 금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금운용부서 임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을 신고하지 않고 이 중 1명은 업무관련성이 높은 부동산개발회사 주식을 소유하고 이사직위까지 겸직하고 있었던 사실을 방치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방부 장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학연금공단 이사장 등에게 사업.투자 타당성 검토를 철저히 하고 소속 임.직원 등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