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태섭 교수 "경쟁력 갖추려면 지식습득 필수"
오는 2011년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이 전면 도입됨에 따라 세무·회계시장의 업무영역 확대 등 세무사업계의 이익이 증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철저한 교육과 준비가 없으면 별다른 이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회계분야에서 상대적인 경쟁력을 더 갖추고 있는 회계사업계와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태섭 단국대 교수는 13일 서울 서초동 한국세무사회관에서 한국세무사고시회(회장 김상철)와 한국조세연구회(회장 정구정) 주최로 열린 '국제회계기준 도입이 기업의 조세부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조세포럼에서 "IFRS 도입으로 특정 업무영역이 확대된다고 해도, 경쟁업계가 있기 때문에 확대된 업무영역의 혜택을 반드시 세무사업계가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 교수는 "세무업무를 완벽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 전단계인 회계분야에 대한 완벽한 지식이 필수적"이라며 "(세무사업계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회계와 세무분야의 지식습득이 필수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이날 발제를 통해 'IFRS 도입이 세무사업계의 업무영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세무업무에 미치는 영향 ▲회계처리업무에 미치는 영향 ▲회계·세무 컨설팅업무에 미치는 영향으로 나눠 분석했다.
심 교수는 기업규모가 큰 상장법인의 경우 원칙중심의 회계기준인 IFRS도입에 따라 세무업무가 현재보다 복잡해지고, 이런 과정에서 세무전문가인 세무사가 판단해야 할 업무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반면 비상장법인의 경우 IFRS 도입과 법인세법 개정에 따른 세무업무영역의 확대는 가져올 수 있으나 이것이 수익의 증대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상장법인이나 개인사업자는 이미 많은 세무업무를 세무사에게 맡기고 있기 때문에 IFRS 도입에 따른 세무업무 증가가 새로운 업무라는 인식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것.
심 교수는 "IFRS 도입에 따른 법인세법의 개정 폭에 따라 세무업무에서 보다 철저한 준비를 해야하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법인세법 개정의 원인인 IFRS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한 세법규정에 의한 업무처리는 고객에 대한 만족스러운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특히 "IFRS 도입으로 세무사업계의 업무영역을 확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업무확대의 전제조건은 세무사업계가 IFRS에 따른 법인세법 개정에 대해 완벽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경쟁업계인 회계사와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상장법인의 경우 회계측면인 IFRS와 세무측면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가 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며 비상장법인의 경우에도 회계법인에서 IFRS나 일반기업회계기준에 대해 철저히 교육받은 개인 회계사들이 개업하는 경우 이들과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면 세무사업계의 세무업무 확대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회계처리업무에서도 "IFRS 도입으로 특정거래에 맞는 회계처리방법의 선택과정에서 전문가가 판단해야 하는 영역은 전체적으로 증가할 것이지만 경쟁업계인 공인회계사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며 "회계사업계는 상대적으로 회계처리측면에서 IFRS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세무사업계보다 경쟁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회계사의 접근이 쉬운 상장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의 경우에는 이미 장부기장업무를 맡고 있는 세무대리인에게 회계자문업무도 동시에 의뢰할 수 있어 중소사업자에 대한 회계자문 업무영역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이 또한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과거 회계기준하에서도 제공됐던 업무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문업무에 대해 의뢰인이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할 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계·세무컨설팅 업무에 대해서도 "IFRS 도입에 따른 상장법인의 컨설팅 용역은 대부분 대규모 회계법인이나 전산화관련업체가 이미 수행했고, 중소기업의 용역도 이들 업체가 수행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컨설팅 용역과 관련한 세무사 업계의 업무영역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