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대손충당금으로 149억원 가량 변동
조기도입 기업-퇴직급여부채 금액 '증가'
지난해 국제회계기준(IFRS)을 조기에 도입한 기업들의 2008년 사업연도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대손충당금 설정 방법 변경 등으로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퇴직급여부채의 인식기준 변경으로 퇴직급여부채가 늘어났으며, 감가상각 방법 등을 변경하는 사례가 상당수 발생했다.
심태섭 단국대 교수는 13일 한국세무사고시회(회장 김상철)와 한국조세연구회(회장 정구정)가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회계기준 도입이 기업의 조세부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조세포럼에서 "대손충당금 설정 방법, 퇴직급여부채 인식, 유형자산 감가상각 방법 등이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심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회계기준을 조기 도입한 14개 상장기업들이 감사보고서를 통해 2008년 사업연도에 대한 재무제표를 현행 기업회계기준(K-GAAP)과 국제회계기준을 비교해 공시한 내용을 분석할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국제회계기준을 조기도입한 기업은 KT&G, STX팬오션, 풀무원홀딩스, 이건산업, 페이퍼코리아, 코스모화학, 영진약품공업, 인선이엔티, 다스텍, 에코에너지홀딩스, 국제일렉트릭코리아, 디스플레이테크, 한국큐빅, 지코앤루티즈 등.
KT&G의 경우 기존회계기준과 국제회계기준 간 당기순이익 차이금액 총 448억원 중 대손충당금 설정기준 변경으로 인한 차이금액이 149억5500만원으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또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는 삼성전기도 자산금액에서 조정예상액 736억원 중 대손충당금을 조정한 금액이 22억원을 차지했다.
기존회계기준에서는 채권금액의 일정부분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해 왔으나, 국제회계기준은 채권금액에 대한 손상평가 결과 손상이 있을 경우에만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도록 변경돼, 대손충당금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
또한 퇴직급여부채 금액도 기존회계기준 체제에서보다 상당부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회계기준에서는 1년 이상 근무한 전 임직원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에 대비해 퇴직금추계액 전액을 퇴직급여부채로 계상하나, 국제회계기준은 보험수리적 평가방법인 예측단위적립방식을 사용해 계상하게 된다.
KT&G는 2008년 말 퇴직급여부채가 385억1700만원에서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483억3700만원으로 증가했으며, 한국큐빅도 6억7300만원에서 7억34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밖에 영업권 등의 무형자산에 대한 상각이 손상평가를 통해 손상차손을 인식하는 것으로 변경해 에코에너지홀딩스는 2008년 상각했던 20억4200만원(기존회계기준에 의한 무형자산 총액 269억5600만원, 총자산 598억9200만원)을 취소하는 조정을 해야 했다.
아울러 풀무원홀딩스, 이건산업, 지코앤루티스 등은 유형자산 감가상각 방법을 정률법에서 정액법으로 변경했다.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주요 외국에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정률법을 사용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
한편 국제회계기준을 조기도입한 기업들은 지난해 사업연도에 대해서는 기존회계기준을 바탕으로 법인세를 신고·납부해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세금부담은 달라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