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급속한 경기 회복세를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대 초중반으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에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이런 내용을 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의 종전 전망치는 5% 내외이다.
정부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최근 한국은행이 상향 조정해 발표한 전망치 5.2% 등 제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분기 경제지표만 놓고 볼 때 5%대 중반까지 높일 수 있지만 하반기 경기 회복 속도의 둔화 가능성을 고려해 정부는 5%대 초반에 좀 더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강연에서 "1분기에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며 "올해 전체로도 상고하저 형태로 가면서 연간으로 5% 이상의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 남유럽발 금융 충격 등 대외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면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올해 5.9% 성장 전망은 정부 입장에서 다소 무리한 면이 있고 일반적으로 한국은행의 전망치 수준이 합리적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정부의 올해 5.0% 성장 전망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많다.
KDI는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5.9%까지 상향 조정했다. 금융연구원(5.8%), 한국경제연구원.현대경제연구원(5.3%), 한국은행(5.2%), 삼성경제연구소(5.1%) 등의 전망치도 정부보다 높다.
정부 전망치보다 낮은 곳은 국제통화기금(IMF, 4.5%)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4%) 정도다.
그러나 IMF와 OECD 또한 조만간 우리나라에 대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정부가 5%대 초반까지 전망치를 높여도 큰 무리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부가 5%대 중반까지 올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 곡선이 전기 대비로 '∧'자 형태를 띠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리스 재정위기로 촉발된 남유럽발 충격이 오래가면 수출 전선에 지장이 생겨 경제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현재 이 상태를 지속하면서 하반기에 전기 대비 1% 성장을 유지한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다"며 "그러나 남유럽 위기가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유럽의 소비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정부로서는 다소 보수적인 자세에서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