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건전성에 상처를 입은 유럽·일본·미국 등의 국가들은 재정적자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간접세인 소비세를 인상에 발 벗고 나서는 추세다.
특히 술과 담배 등 국민 건강과 관련된 물품에 붙는 일명 '죄악세'를 인상, 술·담배로 야기되는 사회비용 감소와 세수 확보라는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이를 인식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올해 3월 열린 EU 장관위원회에서 담배에 부과되는 각 국가의 세금 구조와 액수에 대한 지침 현실화를 다짐하고 동시 인상을 결정했으며, 러시아는 올해에만 맥주에 붙는 세금을 200% 올릴 계획이다.
유럽 뿐 아니라 일본도 올해 10월부터 담배 1개비당 3.5엔의 세율을 인상할 계획이며, 미국은 주 정부별로 담배세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여러 국가에서 '죄악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세목에 대한 소비세 인상을 추진 및 실시하고 있는 현실은 소비세 인상을 중장기적 과제로 검토 중인 우리나라의 정책 반영에 참고 사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유럽·일본 '죄악세' 적극 추진=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죄악세' 논란을 일으키며 담배·술 등의 소비세 인상 도입이 무산됐지만 유럽·일본 등에서는 적극적으로 검토해 실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EU(유럽연합)는 올 3월 장관회의를 통해 담배에 붙는 세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현재 담배 1000개비에 붙는 세금이 57~64유로이지만 2014년부터는 90유로(약 14만원)로 인상하기로 한 것.
유럽에서 가장 많은 술을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도 맥주에 대한 세금을 올해에만 200%로 대폭 인상 한 후, 2011년에 11%, 2012년에 20% 추가 인상안을 내놓아 국민건강 증진 뿐 아니라 부족한 재정확보 수단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영국도 지난 3월 29일부터 맥주, 와인, 증류수에 대한 주세율을 물가인상률에 추가해 2%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일본도 올해 10월부터 담배 1개비당 3.5엔의 세율을 인상했으며 미국은 주 정부별로 담배세를 인상, 유타주가 한 갑당 69.5센트인 담배세를 1.7달러로 올리고 뉴멕시코주는 7센트인 담배 한 값의 세금을 1.66달러로 7월부터 인상한다.
□ 대한민국 술, 담배 과세, 현황은?= 현재 우리나라의 담배 및 주류에 부과되는 세금은 국세이자 간접세로 취급받는다.
담배는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폐기물부담금, 국민건강증진기금, 부가가치세 등 다섯 가지 소비세와 부담금이 부과되고 있으며 주류는 특별소비세법과는 별도로 주세법에서 알콜분 1도 이상의 음료에 주세를 부과하고 교육세와 부가세가 따로 붙는다.
담배와 관련된 개별소비세는 모두 종량세 세율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의 소비세와 부담금 비율은 2005년 정해진 것이며 갑 당 일정액의 세금이 부과돼 물가가 올라도 세액은 고정적이다.
현재 우리나라 2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는 3개의 세금(담배소비세 641원, 교육세 320.5원, 부가가치세227.27원)과 2개의 부담금(폐기물부담금 7원, 국민건강증진기금 부담금 354원)을 합해 총 1549.77원이 부과되고 있다.
주세의 경우는 주류의 종류와 제조장 출고 및 주류 수입으로 인한 관세 납부 의무 등에 따라 5%~100%까지 다양한 세금이 붙는다.
우리 국민들이 흔히 즐기는 맥주와 증류수(소주, 위스키 등)에는 72%의 주세율이 적용되고 과실주는 30%의 세율이 붙는다.
한편 조세연구원은 지난해 7월 흡연과 음주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약 25조원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KDI는 우리나라 주세율을 국제 평균에 맞추기 위해 100%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