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빈세, 우리나라 단독으로 부과하는 방안도 고려"
코스피(KOSPI)200 선물과 옵션 등 파생금융상품과 외환거래에 거래세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는 한국조세연구원의 보고서가 나왔다.
홍범교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일 서울 가락동 조세연구원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 제도개선 논의와 향후 정책과제'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국제적 금융과세 논의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 이후 위기재발 방지차원에서 금융시스템 안정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금융보험금, 정리기금, 금융거래세 등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
금융보험금은 금융기관의 시스템 위험도에 따라 강제적으로 보험금을 납부해 위기시 비용을 충당하는 것을 말하며, 정리기금은 위험도에 따라 정리기금에 납입해 위기 발생시 정리금융기관 해체에 사용하게 된다. 또 금융거래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외환 등 모든 금융거래에 과세하는 세금을 의미한다.
다만,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설치된 공적자금 등을 통해 금융위기 재발 방지 장치 및 부실금융기관 정리를 위한 사전적, 사후적 제도를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G20회의 의장국으로서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는 국제적 논의의 전개를 따르되, 현행 제도를 보완하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기본방향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금융거래세와 관련 증권거래세가 유일한 상황이기 때문에 특정 정책목표의 달성을 위한 금융거래세 도입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 있는 기회"라며 "우선적으로 파생금융상품과 외환거래를 과세대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생금융상품은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나 실물거래 대비 비중을 봤을 때 투기적 성향이 높아 거래세를 부과하는 것이 투기거래를 감소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또 현물시장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더라도 거래세를 부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또 단기적인 외화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외환거래에 거래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토빈세'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브라질이 토빈세를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며 "35% 정도 평가절상됐던 브라질 헤알화가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가 국제통화가 아니라는 점도 토빈세 도입에 유리한 조건"이라며 "G20 회의를 통해 토빈세 도입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면 정책당국 입장에서도 보다 수월하게 도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고서는 "유럽에서 토빈세를 부과하자는 국가들의 주장이 거듭되고 있지만, 일부 반대하는 국가들이 있는 상황"이라며 "국제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더라도 우리나라 단독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