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 후속 대응 '총체적 부실' 확인
-천안함 사태 대응실태 직무감찰 결과 발표-
감사원이 10일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 합참의장 등 군 고위 장성급 인사 등 25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 군 수뇌진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불가피해졌다.
감사원은 이 날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한 군의 대응실태에 대한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국방부, 합참, 해군 작전사령부 등 8개 기관에 총 29명의 국방감사 전문인력을 투입, 지난 달 3일부터 28일까지 18일간 진행됐다.
감사원의 감사는 군 지휘부에 대한 직무감찰 차원에서 이뤄졌다. 다시 말해 천안함 사태로 불거진 군의 기강해이에 대한 '군기잡기' 차원에서 실시됐으며 향후 전면적인 군 개혁의 '신호탄' 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감사원은 천안함 침몰사건 발생 직후 전투준비·대응조치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군 주요 지휘부 25명에 대한 징계를 우선적으로 국방부에 통보했고 감사과정에서 드러난 유사시 군 지휘보고 체계정비 등 제도개선 사항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분석을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해 국방부 등에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감사결과 전투예방·준비태세 및 상황보고·전파, 위기대응조치, 군사기밀 관리 등에 있어 국방부와 군의 대응에 다수의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에 따라 문제가 확인된 국방부 및 군 주요 지휘부 25명(국방부 등 7개 기관, 장관급 군인 13명(대장 1명, 중장 4명, 소장 3명, 준장 5명), 영관급 군인 10명(대령 9명, 중령 1명), 국방부 고위공무원 2명)에 대한 징계초치를 취할 것을 국방부에 통보했다.
특히 합참과 해군 작전사령부, 해군 제2함대사령부는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이후 북한이 기존 침투방식과 달리 잠수함(정)을 이용, 서북해역에서 우리 함정을 은밀히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예상하고도 백령도 근해에 대잠 대응능력이 부족한 천안함을 배치하는 등 적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 해군 작전사령부, 해군 제2함대사령부 모두 전투준비태세를 소홀히 한 채 방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제2함대사령부 등은 사건발생 수일전부터 북한 잠수정 관련 정보를 전달받고도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상황보고 및 전파 과정에서도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제2함대사령부는 천안함으로부터 오후 9시28분경 사건발생 보고를 받고서도 해군 작전사령부에는 3분후 보고했고 합참에는 20분 가까이 지연보고(9시45분)했다.
아울러 어뢰피격을 받은 것 같다는 보고를 천안함으로부터 받고도(9시53분) 합참과 해군 작전사령부 등 상급기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초기대처에 혼선을 초래했다.
또한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오후 11시경 속초함이 해상 표적물을 추격해 발표한 것과 관련해 감사원은 KNTDS, TOD 등을 통해 정밀 조사를 진행했으나 반잠수정, 세떼 등 실체에 대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초 군 보고 과정에서 속초함이 '북의 신형 반잠수정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으나 제2함대사령부는 상부에 '새떼'로 보고하도록 지시, 최초 상황보고를 중간부대에서 추정, 가감 등을 금지한 군 보고지침을 위배한 사실을 찾아냈다.
합참도 지연보고를 한 것은 마찬가지. 제2함대사령부로부터 보고를 받고도 합참의장과 국방부 장관에게는 30분 가까이 지연보고했다. 또한 긴급상황을 전파해야 하는 유관기관 중 상당수 기관에 상황을 전파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해군 작전사령부로부터 사건발생시각, 폭발음 청취 등 외부공격에 의한 사고 가능성 등을 보고 받은 뒤 사건발생시각을 임의로 수정하고 폭발음 청취 등을 삭제한 채 상부에 보고하고 대외에 발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도 천안함 침몰 직후 '위기관리반'을 소집해야 하는데도 이를 소집하지 않고 소집한 것처럼 장관 등에게 보고했으며, 합참 등 관계 부대도 위기조치반을 소집하지 않았고 비상상황시 의무적으로 조치해야 할 전투대응태세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TOD동영상도 편집 공개해 국민의 불신을 초래했고 군사기밀 등에 대한 보안조치를 소홀히 해 주요 무기의 배치 현황 등 군사기밀 자료 다수가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