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희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사진)은 깔끔하고 빈틈없는 외모로 인해 '손해'를 보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을 수 있다. 그의 (외형적인)첫 인상은 왠지 모르게 다가서기 힘든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국장을 직접 만나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첫 인상에서 받았던 거북함이 사라진다. 그만큼 소탈한 면을 가지고 있고 순간 순간 재치있는 농담도 던질 줄 아는 인간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다.
□ 인간 조홍희…삶의 이력= 조 국장은 1959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났다. 서울 용문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했다. 고교시절 조 국장은 빼어난 성적으로 항상 전교 석차 상위권에 랭크된 수재였다고 한다.
고교시절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친해진 인물이 지난해 차관급인 감사원 감사위원에 선임된 성용락 감사위원이다. 고교 동기 동창인 두 사람은 행정고시 24회에 함께 도전, 합격증을 거머쥐는 등 인연이 깊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행정고시 합격이후 국세청에 배치, 진주세무서 총무과장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조 국장은 이후 국세청장 비서관, 주영국 대사관 세무관, 남양주세무서장, 서울국세청 조사2국4과장, 국세청 법인세과장, 국세청 혁신기획담당관, 중부국세청 조사3국장,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등 요직을 두루두루 거쳤다.
국비유학을 떠나 영국 바쓰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을 지낸 뒤 2008년 12월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으로 영전했으며 재임 7개월만에 다시 법무심사국장(현 징세법무국장)으로 기용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 못 말리는 '워커홀릭(workaholic)'= 조 국장은 국세청 안팎에서 손꼽히는 '일꾼'이다. 업무욕심이 대단히 많고 맡겨놓은 일은 완벽하게 해 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본인 스스로도 업무에 대한 욕심과 자부심이 많다고 증언할 정도니 할 말 다한 셈.
좌고우면(左雇右眄)하지 않고 업무로 승부를 내는 것을 선호하는 승부사다. 현직 시절 그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전직 국세공무원은 "업무능력은 내가 본 국세공무원 중 톱 수준에 속할 정도다. 그런 사람이 국세청에 있다는 것 자체가 국세청의 복"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부하직원들 입장에서는 조 국장과 일을 함께 한다는 것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주문도 많고, 빈틈을 허락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은 부하직원들을 힘겹게 만든다고.
역설적으로 그와 함께 일해 본 직원들은 근무 당시 받은 강도 높은 '트레이닝'이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젊은 사무관들은 그와 함께 일을 해봐야 제대로 일을 배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조 국장에 대한 '오해'는 그의 이 같은 업무스타일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다는 전언. 그러나 과거 부하직원들이 틈 나는대로 조 국장을 찾고 조 국장도 그들과 어울려 두터운 교분을 쌓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오해의 시선이 많았던 탓이다.
아무런 인연도, 일면식도 없었던 이용섭 前국세청장이 조 국장을 국세청 초대 혁신기획관(현 정책조정담당관)에 발탁한 것은 그의 업무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는 후문.
혁신기획관 재직 시절 일 욕심이 간혹 무리한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오해의 골이 깊어진 측면도 있는 것이 사실. 이후 조 국장은 "철이 없던 시절이었다"고 회고하며 당시 자신의 잘못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주변인들에게 털어놓았다는 전언이다.
태광실업 세무조사로 시끌벅적했던 2008년, 하필이면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이었던 조 국장은 이 문제로 본의 아닌 '고초'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국장은 이에 대해 별반 이야기를 꺼내놓지 않는다.
그를 대신해 그의 동료들이 조 국장을 대변할 뿐이다.
"시키는 대로 일만 하는 사람이 그런 오해를 받게 돼서 안타까웠다. 조직사회가 가진 비극적인 일이지만, 어쩔 수 없지 않나. 지금은 다 지난 일이다. 내가 알고 있는 조 국장은 절대로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 "용장(勇將) 밑에 약졸(弱卒) 없다"= 최근 수 개월 동안 조 국장이 이끌고 있는 국세청 징세법무국 직원들은 밤낮, 주말도 없이 일하며 '생고생(?)'을 하고 있다. 조 국장이 징세법무국을 가장 일 잘하는 부서로 만들겠다며 업무의욕을 불태우고 있기 때문.
조 국장 스스로도 주중은 물론 주말 휴식을 미뤄놓고 출근, 업무를 챙기고 있다고 한다. 부하직원들 입장에서는 괴롭지만, 일 한번 제대로 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업무에 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징세법무국의 한 관계자는 "조 국장 부임 이후 세무용어 순화 작업 등 광범위하고 난이도가 높은 업무를 많이 추진해 고된 측면이 많다. 그래도 뚜렷한 추진성과도 도출되고 국세행정 발전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되도 참을 만 하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래 용장 밑에 약졸 없다고 하지 않았나. 리더의 뜻에 따르는 것은 조직원의 기본적인 책무다. 힘들다고 밀어놓을 수 없지 않나. 조 국장과 일하면서 힘들지만 배우는 측면도 많다"고 전했다.
혁신기획관 재직시절인 2005년 국세청 혁신역량 강화와 성과중심 평가체계 구축의 공로를 인정 받아 홍조근정훈장을 받은 조 국장은 국제조세와 법인세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사무관 시절 만나 결혼한 김미혜 여사와 사이에 2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취미는 등산.
[조홍희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약력]
▲1959년 ▲경기 가평 ▲용문고-성균관대 무역학과-영국 바쓰대학원 석사 ▲행시24회
▲진주세무서 총무과장, 국세청장 비서관, 주 영국 대사관 세무관, 남양주세무서장, 서울국세청 조사2국4과장, 국세청 법인세과장, 국세청 혁신기획담당관, 국장급 미국파견, 중부국세 조사3국장,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징세법무국장(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