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금 불법 유출 78개 기업 '철퇴'
국세청 '증빙없이 원가 허위계상' 기업에 1200억원 추징
아무런 증빙없이 원가를 허위계상한 수십개 기업들을 상대로 과세당국이 천억원 대의 세금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7월부터 지출증빙도 없이 원가를 허위 계상하고, 기업 자금을 불법 유출한 78개 기업을 상대로 1222억원을 추징했다"고 15일 밝혔다.
과세당국에 따르면 문제 기업들은 실제 발생하지 않은 외주가공비, 원재료 매입비용 등을 장부에 허위 계상하는 방법으로 소득을 축소해 왔다.
세무조사 결과 원가 허위계상 사례는 다양한 업종에서 발견됐다.
업종별 적발 건수를 보면 제조업이 23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도소매업(14건), 부동산업(10건), 건설업(6)이 차례로 이었다. 추징세액을 보면 제조업(533억원), 도소매업(311억원), 부동산업(164억원), 건설업(150억원) 순이었다.
하지만 건당 추징세액의 경우 건설업(25억원), 제조업(23억원), 도소매업(22억원), 부동산업(16억원) 순으로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국세청은 업종별로 만연해있는 원가 허위계상 사례를 적발하는 데에는 '무증빙 전산분석 프로그램'이 큰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가짜 세금계산서에 대한 조사가 강화되자 매입자료 없이 원가를 허위 계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판단, 지난해부터 관련 문제를 중점 조사항목으로 관리해왔다.
특히 이러한 탈세 혐의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무증빙 전산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해 작년 말부터 분석에 적극 활용하여 부당한 소득축소를 걸러내는데 적잖은 역할을 한 것이다.
송광조 조사국장은 "앞으로도 각 지방청 조사국의 심리분석전담팀을 중심으로 무증빙 전산분석 프로그램을 활용, 증빙없이 원가를 허위계상한 혐의가 큰 법인에 대해 상시 세무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에 3개 기업이 세금추징 외 검찰고발 등 조세범칙 처리가 됐다"며 "향후 조사과정에서 확인되는 부당한 기업자금 유출 및 탈세행위에 대해서도 세금추징은 물론, 고발 등 조세범칙으로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송 국장은 "법인뿐만이 아니라 개입사업자의 경우에도 증빙없이 원가를 허위 계상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이에 고소득 개인사업자의 원가 허위계상 여부를 해당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속 검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체 법인수 대비 세무조사 법인 비율은 지난 2006년 1.54%에서 2007년 1.12%로 낮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에는 0.75%로 크게 떨어진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