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자금, 부동산·주식취득 등에 이용
국세청은 작년 7월부터 증빙없이 원가를 허위 계상하는 방법으로 소득을 축소한 혐의가 있는 기업이나 개인을 중점 관리해 오고 있다.
과세당국이 가짜 세금계산서 거래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자 다수 기업이나 개인이 아예 매입자료도 없이 원가를 허위 계상하는 식의 탈세를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국세청이 총 78개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추징한 1222억원의 세금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조사에서 적발된 이들은 실제 지출하지 않은 외주가공비, 원재료 매입비용 등을 장부에 허위로 기록해 법인세 등을 탈루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무증빙 전산분석 프로그램' 등을 동원하여 추적에 나선 국세청의 감시망을 끝내 피해가지는 못했다.
다음은 국세청이 밝힌 증빙없이 원가를 허위 계상한 사례들이다.
■ 사례1 = 거액의 상품 매입액을 허위로 장부에 기록하고 법인세 등 탈세
대기업 납품업체인 (주)○○은 수입금액과 당기순이익이 급격히 증가하자, 실제 매입한 사실이 없음에도 증빙없이 원가명세서에 569억원을 상품 매입액으로 허위 계상해 소득을 축소했다.
이어 569억원은 대부분 사주 오모 씨가 회사에 가수금을 입금한 것으로 회계처리하고, 나머지 60억원 가량은 사주일가의 차명계좌에 넣어 사적으로 이용하게 했다.
이를 밝혀낸 국세청은 법인세 등 243억원을 추징하고 범칙처리했다.
■ 사례2 = 외주가공비, 운반비 등 수십억원을 허위로 장부에 기록하고 법인세 등 탈세
기계부품 제조업체인 (주)△△는 수입금액과 당기순이익이 급증하자, 실제 지출한 사실이 없는데도 아무 증빙없이 79억원을 원가명세서 상 외주가공비, 운반비 등 6개 계정과목에 분산해 허위 계상했다.
이렇게 축소시킨 소득 79억원은 사주일가 소유의 차명계좌에 송금, 사주 본인의 적금불입, 주식·부동산 취득 등에 사용하도록 했다.
이에 과세당국은 법인세 등 60억원을 추징하고 범칙처리했다.
■ 사례3 = 실제 지출하지 않은 외주공사비 등을 지출한 듯 허위로 기록하고 법인세 등 탈세
주택건설업체인 (주)◇◇는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신축·분양하면서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어나자 실제 지출한 사실이 없는데도 아무 증빙없이 총 326억원을 원가명세서 상 외주공사비·재료비 등 명목으로 장부에 부풀려 기재했다.
그리고 326억원은 사주의 가수금으로 장부에 기재한 뒤 재료비 구입자금 결제 등에 이용했다.
국세청은 이에 법인세 96억원을 추징했다.
■ 사례4 = 소모품비, 복리후생비 등을 허위로 장부에 기록해 탈세
경남에서 피부과를 운영하는 최모 씨는 매년 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소득을 축소시킬 목적으로 총 5억원을 손익계산서 상 소모품비·복리후생비·여비교통비 등 9개 계정과목에 분산해 원가를 허위 계상했다.
최씨는 이 돈을 토지 구입과 자녀 2명의 해외유학 비용 등에 사용했다.
이를 적발한 국세청은 종합소득세 3억원을 추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