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인 재산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이르면 7월 중순경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옛 종합토지세 부과 방식을 차용해 종부세를 전국 인별합산 원칙에 따라 세액을 정한 뒤 각 지자체가 과세표준 비율에 따라 세금을 걷게 하는 방식을 포함, 종부세와 재산세 과표와 세율을 합해 새롭게 조정하는 방식 등 다양한 개편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런 내용이 중점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용역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이르면 7월 중순경 또는 7월 말경에 외부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부는 종부세의 재산세 전환을 놓고 '납세자의 세금부담이 동일해야 한다', '특정 지자체의 재정쏠림 현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등 크게 두 가지 원칙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종부세를 재산세로 통합할 경우 납세자의 세금부담이 동일해질지라도 지자체간 재정격차는 심해져 자칫 '안 하느니만 못 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정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16일 대정부질문에서 "종부세를 재산세로 통합하면 조세가 간소화되고 거래세 경감·보유세 증가라는 취지에도 맞지만, 지자체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단 과거 종토세 부과방식이 부활되면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로 통합한다는 대전제 원칙에는 어긋나게 된다.
종부세만 종토세 방식으로 부과하고, 재산세는 현행대로 거둬지기 때문에 현행처럼 종부세와 재산세는 각각 별개의 세금이 된다.
다만, 정부가 종부세를 수익자부담원칙에 어긋나는 세금이라고 비판해왔기 때문에 종토세 방식은 이런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는 현재 국세청에서 전국에 있는 주택과 토지를 모두 합산해 과표와 세율을 정해 납세자에게 한꺼번에 거둔 후 지자체의 재정균형에 맞게 골고루 배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종토세 방식은 행안부가 전국에 있는 주택과 토지를 인별로 합산해 과표와 세율을 정한 뒤 각 지자체가 과표비율에 따라 세금을 징수하는 방식.
고가주택이나 토지가 많은 지역일수록 더 많은 세수가 거둬지게 된다. 즉, 서울 등 수도권에만 재정이 몰리게 될 우려가 크다.
납세자의 세부담에는 변화가 없지만, 납세자가 소유한 주택이나 토지가 전국에 흩어져 있을 경우 각 지자체별로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납세협력비용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해 과세표준과 세율체계를 하나로 통일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지만, 납세자의 세부담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종부세는 더 이상 전국 합산과세로 세금을 거두지 못하게 된다. 재산세처럼 특정 지자체에 속한 주택이나 토지를 대상으로 과표와 세율이 결정되는 것.
결과적으로 종부세 납세자는 이전보다 더 적은 누진세율을 적용받아 세금이 줄어들고, 세수 또한 감소하게 된다. 줄어든 세수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종부세 납세자가 아닌 일반 재산세 납세자들이 그 부담을 떠 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이 경우에도 지자체간의 재정격차가 발생하는 문제는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어 재정부가 세운 두 가지 원칙에 부합하는 방안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