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비가 슬그머니 내리기 시작한 16일 오전 11시 서울 수송동 국세청사 2층 대강당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백용호 국세청장(이하 내정자)의 이임식이 열렸습니다.
꼬박 1년전인 2009년 7월16일 백 내정자는 국세청장에 취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백 내정자는 이 날 이임사를 통해 "당시(2009년 7월16일)에는 마음이 무거웠지만 오늘은 무척 아쉬움이 남는다"며 소회를 밝혔습니다.
백 내정자는 이임사 중간중간 직원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아쉽다는 마음도 전했습니다.
역대 국세청장들이 준비해 온 이임사를 읽어 내려갔던 것과는 다른 자연스럽고 진심이 담긴 이임사였습니다.
백 내정자는 "이제야 '외부인' 딱지를 떼고 국세인이 된 것 같다. 국세청장 출신 국세동우회원으로 먼저 나가서 기다리겠다. 여기 앞줄에 계신 분들(고위간부들)도 조만간 나오실테니 기다리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이 날 이임식이 열리기 전 백 내정자는 와이셔츠 차림으로 국세청사 각 층을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석별의 정을 나눴습니다.
국세청의 한 직원은 백 내정자에게 "국세청 가족이었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아달라"고 전했고 백 내정자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니 정말 아쉽고 고맙다"고 답했다는 전언입니다.
백 내정자는 1년전 취임 직후 그랬던 것처럼 국세청사 구석구석을 돌며 작별인사를 건내며 다녔습니다. 심지어 방호원, 지하 1층 연금매장 직원, 지하 4층 청소용역원들에게까지 찾아가 일일이 악수를 청했습니다.
국세청 직원들은 아쉬운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청와대 정책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떠나는 전임 수장의 뒷모습에 무한한 발전을 기원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백 내정자는 이임식 직후 지방국세청장을 포함한 국세청 간부들과 국세청 인근 식당에서 마지막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백 내정자는 이 날 오후 2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정책실장으로서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