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척기간 5년, 경정청구 3년…"경정청구 기간 연장 필요"
재정부, "연장시 조세채권 우려" 부정적 입장
현행 세법은 납세자가 세금을 내지 않았을 경우, 법정신고기한 이후 경우에 따라 최소 5년, 최장 15년 이내에(국세부과 제척기간) 언제라도 과세당국이 과세권을 행사해 세금을 거둘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른바 과세권의 '공소시효'인 셈이다.
세법은 과세당국에는 이 같은 권한을 부여한 반면 납세자에게는 다소 불평등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일반 납세자가 원래 내야할 세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냈을 경우, 이를 돌려달라고 할 수 있는 기간(경정청구)이 법정신고기한 이후 3년에 불과한 것이다.
그 동안 전문가 단체와 학계 등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적어도 과세당국의 권한행사와 납세자의 권리행사간 '형평'은 맞춰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경정청구 허용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기획재정부의 올해 세제개편안(2010년 8월 중하순경 발표 예정) 발표를 앞두고 이 같은 주장이(부과제척기간=경정청구기간) 민간단체 등을 중심으로 재차 제기되고 있다.
□ "경정청구 기간 5년으로 늘려라"= 1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 공인회계사회, 세무사회 등 민간단체들이 최근 재정부에 제출한 세제개편 건의안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납세자들의 경정청구 기간을 국세부과 제척기간 만큼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정청구 기간은 납세자들이 세금을 과다 납부하거나 과소 환급 받았을 경우 과세당국에 신고해 더 낸 세금을 돌려 받거나 애초에 환급 받았을 금액을 더 돌려 받는 것을 말한다.
현행 국세기본법에는 경정청구 기간을 법정신고기한 이후 3년 이내로 정하고 있다.
또 세금을 더 낸 사실을 발견한 후 2개월 이내에 경정청구 등을 하도록 되어 있다.
경정청구 기간을 법정신고기한 이후 5년으로 확대해 달라는 주장의 배경에는 현행 국세부과 제척기간(최소 5년∼최장 15년)과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국세부과 제척기간은 납세자가 세금을 안 냈을 경우 과세당국이 징수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는 기간으로 일반적인 경우 5년이 적용된다.
다만 납세자가 법정신고기한 내에 과세표준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는 7년, 상속·증여세는 10년, 사기 기타 부정한 혐의가 있을 때는 15년까지 늘어나도록 되어 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국세부과 제척기간(일반적인 경우)과 경정청구 기간을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4년, 영국은 6년, 프랑스는 3년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국세부과 제척기간은 3년인 반면, 경정청구 기간은 2년(납부일부터)을 적용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납세자의 단순 오류 또는 실수로 인한 경정청구는 국세부과제척기간과 동일하게 5년으로 연장해야 한다"며 "국세부과 제척기간은 5년이면서 납세자의 경정청구 기간을 3년으로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말 국민권익위원회도 "현행 경정청구기간이 3년으로 짧기 때문에 과오납한 세금의 반환기회가 제한된다"며 올해 10월까지 제도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재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재정부는 다소 뜨뜻 미지근한 반응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개인들이 과세와 관련한 자료를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3년이면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경정청구 기간을 늘렸을 경우에는 조세채권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부는 최근 수 년에 걸쳐 경정청구 기간을 확대해 왔다. 2000년에 경정청구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으며, 2005년에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등 지속적으로 1년씩 연장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