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등 소재로 집중공세
與, 방어막 치면서 '김태호 엄호모드'로 일관
국회는 24일 김태호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국정 운영에 필요한 김 후보자의 역량과 함께 도덕성에 문제가 없는지까지 집중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상대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파상공세를 벌였다. 반대로 여당 의원들은 방어막을 치면서 김 후보자를 적극 감쌌다.
이날 청문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소재는 단연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이었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는 "2006년 당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친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당시 일면식도 없었다"며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자 박영선·조순형·박선숙 의원 등 야당측 의원들은 "확실한 검증 절차를 밟자"면서 "검찰에 관련 내사자료를 직접 요구해 인사청문 위원들에게 제출해달라"고 김태호 총리 후보자에게 잇따라 촉구하며 압박의 수위를 더욱 더 높였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부인이 지난 2004년 경남도청 과장 출신에게서 인사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이날 청문회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와 관련해 김태호 총리 후보자는 "이 뉴스를 듣고 집사람이 밤새도록 펑펑 울었다"며 "(의혹을 제기한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이 부분에 대해 집사람에게 사과의 표현을 전해주리라 기대하고 있다"는 말로 강한 유감의 뜻을 표했다.
그렇지만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나는 대한민국 최초로 인사청문회를 세 번 거쳤고, 청문회를 하면서 수없는 날 잠을 못잤다. 그렇지만 와이프에게 사과하라는 건방진 말은 안 했다"며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재산 문제도 검증의 도마 위에 계속해서 올랐다.
불과 3년7개월 만에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재산이 10배로 증가한 점, 배우자와 장모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주상복합 건물의 1~2층이 2007년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 재산등록에서 누락된 점 등이 야당 의원들에 의해 지적된 것이다.
경남지사 재직 당시 도청 직원을 사택 가사도우미로 사용한 점이나 부인에게 도청 기능직 공무원과 관용차를 사용토록 한 점도 꾸준히 언급됐다.
그외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소득과 지출의 불일치를 조정하기 위해 장모의 임대차계약서를 위조했다는 의혹, 2006년 경남지사 출마 당시 은행법을 어기면서 경남은행으로부터 10억원의 정치자금을 대출받았다는 사실이 추가로 제기됐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는 가사도우미 논란 등과 관련해 "만일 잘못이라면 사과한다"며 개인용도로 쓴 관용차 유류비 등을 환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계약서 위조 의혹에 대해서는 '위조할 이유가 없다'며 적극 반박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거듭 밝히면서 "지금 국무총리를 해도 되는 것인지 내일까지 생각해보라"(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이라며 사실상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16번 재산신고를 했는데, 11번이 사실과 다르다. 선거법 위반으로 주의나 경고를 10번 받았고, 검찰조사도 2번 받았다"며 총리 후보로서 자질이 없음을 역설해 김태호 총리 후보자로 하여금 진땀을 흘리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