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원, "단순 양도세 신고오류-사기 등 부정행위 아니다"
세법상 일반적인 경우 국세부과 제척기간은 5년으로 정해져 있지만 납세자가 고의적으로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기 또는 기타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경우 10년의 국세부과 제척기간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과세당국이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적용시 좀 더 엄격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왔다. 무턱대고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간주, 10년의 국세부과 제척기간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심판원 결정의 요지다.
26일 심판원에 따르면 납세자 A씨는 지난 2002년 오피스텔을 구입, 주택으로 사용하다 이듬해인 2003년 오피스텔을 처분했다. 이후 관할 세무서에 주택이 아닌 공부상 용도(업무용)로 구분, 기준시가로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했다.
당시 해당 오피스텔 외에도 2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던 A씨는 오피스텔을 주택용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1세대3주택자로 분류, 실거래가액으로 세금 신고를 했어야 했다.
해당 오피스텔이 주거용으로 사용됐음을 뒤늦게 확인한 관할 세무서는 A씨가 세금을 피하기 위해 공부상 용도로 신고하는 등 적극적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10년의 국세부과 제척기간을 적용, 지난해 11월 A씨에게 2억원이 넘는 양도세를 부과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세법 지식 부족으로 기준시가로 양도세를 신고한 것에 불과하다"며 "단순한 계산방법의 오류를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간주해 10년의 국세부과 제척기간을 적용한 것은 부당하다"며 심판원에 과세불복을 제기했다.
심판원은 최근 A씨가 제기한 과세불복에 대해 인용결정을 내렸다. 조세심판관 합동회의 안건으로 채택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결정했다고 심판원은 설명했다.
심판원은 "국세부과 제척기간 10년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납세자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어야 한다. 이는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 또는 곤란하게 하는 등 적극적인 행위를 의미한다"며 "그러나 A씨는 공부상 용도대로 세무신고를 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심판원 관계자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10년의 국세부과 제척기간이 적용되는 납세자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엄격하게 해석해 조세법률관계를 조기에 확정시킴으로써 납세자 권리보호에 기여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