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전 외교부장관의 딸이 외교부 전문계약직 특채 면접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는 등 특혜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행정안전부는 6일 유 전 장관 딸의 특채관련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조사결과 응시요건과 시험절차 등 시험관리 전반에 걸쳐 공정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된 점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시험위원 선정 및 심사과정에서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번 특채에 유 전 장관의 딸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있던 인사담당자가 서류 및 면접시험위원으로 참여했으며, 법령상 기관장이 시험위원을 임명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결재 없이 관련 인사담당자가 임의로 결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면접위원 5명 중 외부인원 3명은 유 전 장관 딸이 아닌 2순위자에게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한 반면, 외교부 내부위원 2명은 모두 유 전 장관 딸에게 만점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응시자격 및 시험관리 면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2009년 이후 있었던 6차례 특채 중 시험자격 어학요건이 4차례는 TOFEL, TEPS 등으로 지정됐으나, 이번 특채 등 2차례는 TEPS만으로 제한됐고 유 전 장관 딸은 TEPS 성적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어성적이 없었던 유 전 장관의 딸에게 TEPS 성적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대체로 시험공고 후 10∼15일 이내에 종료되는 원서접수를 재공고 후 26일이 되서야 마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FTA 담당자를 선발함에도 불구하고 업무 유관성이 높고 자격자 인원이 많은 변호사를 제외하는 대신 석사 후 2년 경력자를 추가, 외교부에 근무한 적이 있는 유 장관 딸에게 유리한 쪽으로 심사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행안부는 이날 유 장관 딸 특채과정 뿐만 아니라 지난 10년간 외교부에 특채로 뽑힌 직원 모두에 대해 채용 과정에 문제점이 없었는지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대상은 474명 중 유 전 장관 딸 외에도 외교부 고위직 자녀가 7명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조윤명 행정안전부 인사실장은 "여러 정황 증거를 종합해 볼 때, 응시요건과 시험절차 등 시험관리 전반에 걸쳐 공정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점이 인정된다"며 "관련 인사담당자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장관 딸 특채 소동'을 계기로 행안부가 지난 달 발표했던 5급 공채에 전문가 특채를 늘리겠다는 내용을 골자로한 '채용 제도 선진화방안'이 대폭 수정될 전망이다.
이날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의원회의에서 2015년부터 행시인원의 50%를 특채로 뽑는다는 행안부 개편안에 대해 특채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조만간 당내 의견을 확정하고 당정협의를 거쳐 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에 행안부는 공무원 채용제도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10일 학계·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무원채용제도 선진화추진위원회를 개최하고, 16일 위원회가 마련한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에 대한 대국민 공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