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이사회 통해 후계구도 논의"
'KB사태' 판박이?…논란 심화될 듯
신한지주 경영진에 대한 퇴진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는 형국이다. 신한지주 모태격인 재일교포 주주들이 '3자 퇴진' 결의문을 발표한 데 이어, 신한지주 이사회까지 신한사태 조기수습을 위해 전면에 나설 태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성빈 신한지주 이사회 의장은 해외에 거주하는 이사들의 일정을 조율해 늦어도 내달 4일까지 이사회를 개최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장은 이번 이사회를 통해 '신한사태'에 대한 향후 대응방향 및 후계구도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사태와 관련된 안팎의 논란과 의혹이 지속될 경우, 신한은행 등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안팎의 우려를 감안한 결단인 것으로 해석된다.
늑장검사 논란으로 정치권 안팎의 비난을 사고 있는 금융당국 역시 신한사태의 조기수습을 위해 이사회가 전면에 나서줄 것을 직.간접적으로 주문하고 있는 상태.
재일교포들이 신한지주 3인 CEO의 동반퇴진을 촉구한 가운데, 이사회까지 나서면서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 이백순 행장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한지주 내부에서는 3인 CEO 모두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내부출신 인사 수명이 3인 CEO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신한지주의 소명노력에도 불구하고, 라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 제재가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점도 3인 CEO의 동반퇴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27일까지 해외IR 일정이 잡힌 라 회장이 복귀 직후,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 자체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앞서 잡힌 해외일정은 대부분 소화하고 입국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현재까지 일정변경과 관련된 특별한 기류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신한사태'가 'KB사태'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정무위 국감에서도 신한지주 차기 회장에 정부측 핵심인사가 거론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9월 황영기 전 회장 사퇴 이후,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이 회장직에 내정됐으나 당국의 전방위 검사압박에 못이겨 지난해 말 회장 내정자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금융당국의 고강도 종합검사로 임기 2개월여를 앞두고 행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의 고강도 종합검사 과정에서 '관치금융'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며, 특히 어윤대 전 국가브랜드 위원장이 KB금융 회장에 내정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들끓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