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육성 통한 해외경험 축적…차별화된 서비스
IFRS 뼈대 구축 등 한국 기업의 글로벌화 위해 앞장
최상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는 한국의 경제발전과 궤를 같이 해 왔다.
최 부대표가 삼일회계법인(이하 삼일)에 입사한 것은 한국 경제발전의 태동기였던 1977년. 당시 삼일의 직원수는 40여명, 현재 직원수가 3500여명에 육박하는 현실을 고려했을 때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는 이후 33년 동안 한국 경제사의 굵직한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업무를 수행하며 감사분야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최근 10여년 정도의 사건만 되짚어 보더라도 IMF 금융위기 이후 제일은행 및 서울은행의 해외 매각 추진 관련 실사 및 평가업무, 2001년 이후 미국 NYSE와 NASDAQ에 상장한 9개 회사 중 국민은행·신한금융지주·웹젠·LG디스플레이 등 8개 기업의 미국상장 자문, K-IFRS 도입준비작업 등이 그의 손을 거친 굵직한 업무들이다.
IMF 국난극복과 국내 기업의 미국 주식시장 진출, 국제회계기준 도입 과정의 고민들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셈.
또 그는 회계감사분야의 양대 위원회로 통하는 회계감사기준위원회와 회계기준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며, 국내 감사시스템의 수준을 한단계 올리는데 있어 한축을 담당한 바 있다.
최 부대표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최근 '2010년 감사대상 공인회계사부문'에서 한국상장회사협의회장 표창을 수상했다. 조세일보가 그를 만나 삼일이 감사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이유와 개인적인 감사철학 등에 대해 들어 봤다.
□ 한국 경제의 파트너 '삼일'…'경험'으로 조력
최 부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감사업무 총괄(Assurance Leader)을 맡았고, 현재는 삼일의 4개 사업부(감사 및 회계자문, 세무, 컨설팅, M&A) 전체 업무의 품질과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사 리스크 매니지먼트 및 독립성 관리 책임자'로 있다.
전체적인 조화와 품질을 책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삼일의 감사파트(Assurance Los)는 본부조직(1~7본부, 금융1~2본부, 테크놀로지1본부, 글로벌 클라이언트 전담팀·2팀·3팀), 직할팀(CMG, ACS), 지방본부(부산, 대구, 광주)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1800명이 넘는 대규모 조직이다.
최 부대표는 감사파트의 주요 실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미국 NYSE와 NASDAQ 상장을 도운 일을 꼽았다.
한국과 같은 외국 기업의 미국 주식시장 상장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미국 회계기준을 적용해 기업을 평가해야 하는데다 여신이나 대출에 대한 평가도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기 때문.
삼일은 지난 2001년부터 국민은행(2002), 신한금융지주(2003), 웹젠(2003), LG디스플레이(2004), 그라비티(2005), Widerthan(2005), Pixelplus(2005), Gmarket(2006) 등 미국에 상장된 9개 기업 중 8곳의 자문을 맡았다.
최 부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삼일의 경험을 믿어 주었던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지난 84년도에 미국으로 2년 동안 파견근무를 가서 미국 회계사 자격을 취득하고 현지에서 실제 업무를 통해 경험을 쌓은 것이 한국 기업들을 돕는데 큰 자산으로 작용했다"고 술회했다.
또 그는 IMF 외환위기 때 삼일이 국내 은행의 해외매각 작업에 참여한 것도 경험이 녹아난 사례로 평가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매각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을 외국기준에 맞춰 평가를 했는데 자산 부채 정리·이해관계자 피해 최소화 등 난제로 인해 결코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다.
결국 그를 포함한 100여명에 달하는 삼일의 인력들이 외국 전문가들과 함께 감사에 나섰고 '부실은행의 조기 정리'라는 한국경제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었다.
최 부대표는 "삼일의 감사부서는 이밖에 국내 주요 기업에 대한 감사, 국민-주택은행 합병, 부실 금융기관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며 독보적인 업무역량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경제의 성장과 함께 삼일의 역사도 매일 새롭게 쓰여 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면 삼일과 제 자신이 33년 동안 함께 성장해 온 것 같다"며 "삼일의 발전에 기여를 하며 한국 경제의 성장을 위해 뛰었다고 자부하는데 이 과정에서 고객 감동이라는 보너스도 함께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 글로벌 인재육성-한차원 높은 서비스 위한 '자산'
최 부대표는 삼일 감사부서의 강점을 '풍부한 해외경험'에서 찾았다.
그는 "지난 84년도에 미국에 건너가 2년 동안 파견근무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경험이 지금도 자산으로 남아 있다"며 "당시 미국 은행의 감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데 이러한 경험이 외국은행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삼일에서도 해외경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회계사에 대한 해외 연수를 활발하게 지원하고 있다.
삼일은 매년 회계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근무성적과 어학능력 등을 평가해 해외연수 대상을 선정하는데 그 숫자가 해마다 20~30명에 이른다. 통상 2내지 3년 정도 연수를 다녀온다고 가정할 때 60~80명에 이르는 삼일의 인력들이 해외에서 소중한 경험을 쌓고 있는 것.
해외에 나간 삼일의 인재들은 현지 업체에서 실무적인 경험을 쌓기도 하고, 미국 회계사 자격을 취득해 업무영역을 넓히기도 한다는 게 최 부대표의 설명.
이 같은 풍부한 해외경험은 삼일의 자산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국경없는 비지니스가 주류를 이루는 경제현장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자문, 푸르덴셜·3M·볼보·소니 등 외국계 기업에 대한 감사업무에 있어 한차원 높은 서비스가 가능해 졌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또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대한 미국상장금융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 구축과 자문업무도 이러한 풍부한 해외경험이 토대가 돼 자신감 있게 추진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이기도 하다.
최 부대표는 "제 개인적으로도 미국 연수가 행운이었고 미국 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해외 감사실무를 배워 와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삼일이 다른 회계법인보다 한발 앞서 나간 원인에는 해외연수프로그램 운영 등 지속적인 교육투자가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K-IFRS 뼈대 구축-'글로벌 스탠다드' 주도
최 부대표는 국내 회계감사분야의 양대 위원회로 지칭되는 회계감사기준위원회(2003.7~2008.7)와 회계기준위원회(2006.12~2009.12)의 위원을 역임하며, 한국 내 국제회계기준(IFRS)의 도입준비를 했다.
IFRS를 도입하는냐 마느냐를 놓고 설전을 벌이던 초창기부터 금융위 등 정부부처와 회계업계, 유관기관 등에서 구성한 T/F팀에 참여해 한국채택 IFRS의 뼈대를 만들고, 도입시기와 방법, 문제점 등을 점검한 것.
최 부대표는 "IFRS 도입 초기에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해석을 얻기 위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금도 일부 산업별 이슈가 상존하는데 회계학회, 회계법인, 업계 관계자들이 연구프로젝트를 통해 실무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 놨다.
최 부대표는 올 한해가 한국의 회계산업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2011년부터 IFRS가 국내에 도입되는 상황에서 도입시기 결정만 남은 국제감사기준이 당면한 과제로 다가왔기 때문.
그는 "IFRS가 도입되면 국내 기업의 회계투명성이 낮아서 겪어야 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불이익은 많이 감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IFRS를 잘못 도입하게 될 경우 좋지 못한 결과를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삼일에서는 IFRS 도입 이후 발생하게 될 산업별 이슈를 체크하고 산업별 전문가를 구성해 기업에 추가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IFRS 전문가와 산업별 전문가가 양축이 돼 IFRS에 따른 철저한 감사와 함께 추가적인 산업별 지원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감사는 보고서의 주 이용자인 투자자가 아닌 감사대상 기업에게 돈을 받고 있는 애매한 중간자적 존재로서 무엇보다 철저한 직업윤리가 필요하다"며 "기업이 투명해지고 투자자가 보호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감사의 역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약력]
▲1956년 ▲경북 경주시 ▲경주고등학교-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졸업(1978), 동 대학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회계학 박사 ▲한국공인회계사 시험 합격(1977), 미국공인회계사 시험 합격(1985) ▲삼일회계법인 입사(1977) ▲국방부 조달본부 재무분석 담당관 ▲미국 Coopers&Lybrand LA 오피스 ▲공인회계사회 회계감사기준위원회 위원,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 위원 ▲상장협의회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위원회 위원(현), 삼일회계법인 감사업무 총괄, 전사 리스크 매니지먼트 및 독립성 관리 책임자(현) ▲주요 연구-공병회계처리에 관한 연구, 내부회계관리 제도의 취약점, 연결재무제표 주감사인의 규모, 감사비율과 감사품질 ▲금융위원회위원장 표창(2008년 6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