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검찰고발 안 한 이유 미심쩍다"
국세청장, "주식이동조사-절차·결과 적법했다"
또 다른 '태광'이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와 올해,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던 태광실업이 아닌, 최근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태광그룹에 대해 지난 2007년∼2008년 국세청이 실시한 세무조사를 둘러싼 의혹이 논란이 됐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의혹을 일제히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국세청이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의 차명주식 등을 확인하고도 이를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이유를 따져 물었다.
한나라당 유일호 의원은 "국세청이 1000억원대 비자금을 세무조사에서 확인하고 수 백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검찰고발 등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며 "이로인해 태광그룹의 정.관계로비 대상에 국세청도 포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혜훈 의원과 민주당 이강래 의원도 국세청이 태광그룹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현동 국세청장을 강하게 몰아 세웠다.
의원들의 강도 높은 공세에 이 국세청장은 진땀을 뺐다.
이 국세청장은 "당시 세무조사는 정기적인 주식이동조사였다. 주식이동조사의 목적은 증여세 과세다"라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과세를 했다. 공소시효가 지난 측면도 (검찰고발을 하지 않은)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2007년말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 등 오너일가에 대한 주식이동조사를 실시했다. 통상 50대 기업의 경우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전담해 주식이동조사를 진행한다.
당시 국세청은 2008년 2월까지 세무조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차명주식 존재를 확인, 700억원 이상의 상속세 등을 추징했다.
다만 1996년 이뤄진 상속에 대한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점, 차명주식의 경우 고의적 조세포탈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례 등을 감안해 검찰고발을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