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개 부실기업에 10조5819억원 대출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 중인 산은금융지주가 부실기업만 떠안은 채 오히려 금융시장 경쟁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실성 없이 추진된 민영화가 산은지주의 존립 이유마저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은 10일 "금융위원회의 산업은행 민영화 추진은 아직 이렇다할 가닥도 잡지 못하고 한전분할 마냥 경영의 이원화로 국고손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금융위는 지난 2008년, 2010년까지 산은지주 지분의 49%를 매각하고 2012년까지 잔여지분 51%를 매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배 의원은 "그러나 금융위는 민영화 착수 2년을 넘기고도 지분매각은 커녕 정부의 막대한 재원을 낭비하며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며 "되레 정책금융공사를 새로 설립해 지난해 321억원, 올해 771억원 등 총 1000억원이 넘는 국고를 소진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민영화가 미뤄지는 사이 산업은행은 갈수록 부실해지고 있다"며 "은행업 환경이 달라졌는데도 민간은행과 불필요한 과당경쟁을 일삼다 전문성도 없는 펀드나 PF, 해외현지법인 투자 등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고 꼬집었다.
실제 배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산업은행은 114개 부실기업에 대해 10조5819억원을 대출해 줬으며, 이가운데 4조1347억원이 손실로 이어졌다.
산은은 손실 전액을 출자전환한 상태다.
배 의원은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 대규모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산은의 기존 민영화 계획은 현실성이 떨어지며 오히려 헐값매각, 외국자본 매각 논란 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민영화 일정을 늦출 경우 경영누수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매각일정을 다시 마련해 시장이 좋을 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