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출신 변호사로 개방형 공모를 통해 지난해 9월 국세청 납세자보호관에 임명된 이지수 납세자보호관(이하 이 보호관)이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지난 주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세청 안팎이 소란스럽습니다.
직속 부하직원들 조차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상급자의 사의 표명은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온 듯 합니다.
이 보호관은 임수경 전산정보관리관, 문호승 감사관 등과 함께 개방형 공모를 통해 국세청 요직을 꿰차며 당시 백용호 前국세청장(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추진하고 있던 국세청 '개혁'의 상징 중 한 명이었습니다.
법조인으로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 보호관은 지난해 국세청 입문과정부터 큰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당시 국세청이 실시한 납세자보호관 공모에는 총 13명의 지원자가 몰렸다는 후문. 변호사, 대학교수 등 각 분야에서 실력과 명성을 쌓은 인물들이 대거 지원을 했었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서 이 보호관은 단연 '군계일학(群鷄一鶴)' 이었다고 합니다.
백용호 前국세청장도 "이런 인재가 국세청에 온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도 전해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화제를 뿌리며 전면에 등장했던 이 보호관이 보장받았던 임기(2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직의 뜻을 전했다니, 국세청 안팎에서는 여러 갈래의 해석이 나오는 모습입니다.
납세자보호관에게 '세무조사 견제권'이라는 강력한 권한을 쥐어준 것이 결국 문제의 소지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국세청 조사국의 조사행정에 '칼날'을 들이밀기에는 민간인 출신으로서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죠.
독특한 국세청 조직문화가 이 국장의 사임배경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이같은 분석에 대해 국세청은 무척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 보호관이 사임하게 된 이유는 자신의 건강문제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어린 자녀 2명이 미국에 남겨져 있어 따스한 어머니의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 보호관의 사임이유가 심각한 것이 아닌데, 의도와는 다르게 심각하게 비춰져 안타깝다"며 "특히 국세청 조직문화 때문이라는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더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국세청은 현재 새로운 납세자보호관 임용을 위한 개방형 공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연 국세청이 원하는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재, 특히 2년의 임기를 무리 없이 소화할 인물을 외부에서 확보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