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18일 감세 수정 논쟁의 실익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과 안상수 대표의 월례회동 이후 이 대통령의 의중이 감세유지 또는 감세조정에 있느냐를 놓고 당내에서 엇갈린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당 지도부도 견해차를 노출, 22일로 예정된 감세관련 정책의총에서 진통을 예고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세논쟁은 야당이 만든 `부자감세 프레임'에 갇힌 철학과 원칙도 없는 논의"라며 "포퓰리즘 유혹에 넘어가 무책임한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 감세철회론을 비판했다.
그는 "부자감세라는 적군의 칼이 우리 내부를 찌르니 정부.여당이 겁을 먹고 끌려가고, 현재 검토되는 대안도 부자감세에 화들짝 놀라 표만 생각하는 것"이라며 "최고세율을 2년 유예한 만큼 이를 뒤집을 상황이나 시기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 욕을 먹어도 원칙을 갖고 행동해야 하는데 우리는 용감하게 보수임을 말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당은 호시우행(虎視牛行)이라는 말처럼 예리하게 살피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흥길 정책위의장도 "나 최고위원의 말에 개인적으로 동감하며, `오늘의 말'에 들어갈 만큼 명언을 했다"며 "대외여건을 볼 때 감세조정은 이번에 하지 않아도 되고 내년에 해도 늦지 않다"고 가세했다.
반면 감세철회를 주장해온 정두언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이후 당은 고시제도 폐 지, 은행대출, 감세 등을 놓고 논쟁을 벌였고, 이게 정책정당으로 가는 길"이라며 "감세논쟁은 아주 건전하고 생산적인 논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당이 이러한 문제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정책에 대해 한 번도 말한 적 없지만, 우리는 정책을 갖고 문제제기하고 결론을 지으면서 정권재창출, 집권정당의 길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에 앞서 열린 민본21 토론회에서도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와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은 감세가 옳다고 하는데 현재 소득세.법인세는 최고세율대로 부과하고 있다"며 "두 사람의 말이 이해가 안간다"고 비판했다.
서병수 최고위원도 최고위원 회의에서 "현재 감세논의는 감세를 통해 소비.투자를 활성화한다는 정책기조에 절대 위배되지 않는다"며 "유예된 최고세율을 계속 유지하자는 것은 감세철회가 아니고 감세기조의 속도완화인 만큼 이 문제를 개인 철학이나 소신의 문제로 지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