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감사인 교체 기업들 회계이익 부풀린다"
"감사인 교체 관련 규제 강화해야"
외부감사인을 교체한 기업들이 감사인을 바꾸지 않은 기업과 비교해 회계이익을 더 높게 보고하는 등 기업들이 이익조정을 목적으로 감사인을 교체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은 박사(건국대 경영대학)는 20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2010년 한국회계정보학회(회장·홍정화 경원대 교수) 추계 학술발표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감사인 교체와 재량적 발생액이 회계이익과 과세소득의 차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김 박사는 "2003년부터 2007년 사이 총 5796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감사인 교체가 회계이익과 과세소득간 차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며 "연구결과 감사인을 바꾼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보다 과세소득 대비 회계이익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회계이익과 과세소득간 차이가 많은 기업은 경영자의 이익조정 행위가 상대적으로 큰 기업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며 "감사인을 교체한 기업들의 회계이익과 과세소득간 차이가 컸다는 점은 이익조정을 위한 감사인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자들은 과세소득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회계상 이익만을 증가시키는 이익조정을 하기 위해 감사인을 교체할 수 있으며, 이 같은 이익조정 행위는 회계이익과 과세소득간의 차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박사는 "경영자는 엄격한 세법규정에 따라 계산되는 과세소득 대신 자신의 재량에 따라 조정이 가능한 회계이익을 부풀리려는 성향이 높다"며 "이에 따라 기존 감사인을 자신의 이익조정에 협조적인 새로운 감사인으로 교체하려는 유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현행법상 상장법인들은 3년간 동일한 감사인을 유지해야 하지만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감사인들이 느끼는 교체 압력은 여전하다"며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감사인 교체와 관련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박사는 "규모가 작은 회계법인으로 감사인을 교체한 기업들은 회계이익과 과세소득간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며 "작은 회계법인으로 감사인을 교체하는 기업일수록 이익조정을 통해 회계이익을 더 높여 보고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