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중국, 공정하고 책임있는 자세 가져달라"

'후진타오 특사' 다이빙궈 中 국무위원 면담

약 2시간 정도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연평도 사태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중국이 남북관계에 있어 종전보다 공정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요구했다.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우선 연평도 사태로 인한 우리측의 희생과 관련, 애도와 위로의 뜻을 나타낸 뒤 남북간 평화를 위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한·중 간 전략적인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6·25 전쟁 이후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을 계속 인내해 왔다"며 "그렇지만 이번에 북한이 추가로 도발해 온다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북한이 그동안 부인하던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 민간인까지 무차별 공격한 것은 중대한 사태의 변화"라며 "중국이 앞으로 남북관계에 있어 보다 공정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갖고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데 기여해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20세기 냉전시대가 종식된 지금 21세기 공존과 평화를 지향하는 남북관계에서 중국이 새로운 국제적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도 내놨다.

이날 면담결과를 전한 청와대의 홍상표 홍보수석은 "앞으로 한중 양국이 경제 협력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 있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흔들림 없이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과 다이빙궈 국무위원의 이날 면담에는 우리측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류우익 주중대사,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중국측에선 장신썬 주한중국대사,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 후정웨 외교부 부장조리 등이 배석했다.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중국 외교의 최고위급 인사 중 하나로, 전날 전격적으로 방한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만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