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기업 부담금 6년간 2배, 법률규제 강화해야"
정부 "국회검증절차 강화, 부담금관리법으로 규제 가능"
준조세를 바라보는 정부와 경제계의 시각차는 제각각이었다.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우리나라 준조세 실태 및 정책방향 토론회에서 부담금과 기부금 등 준조세 분야 전반에 걸친 정부와 경제계간 뚜렷한 시각차가 확인됐다.
이날 전경련 양금승 규제개혁팀장은 "기업이 내야되는 법정기부금 및 부담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금이며 그 규모도 크다"며 "자체 조사결과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납부하는 법인세의 1.6배에 달하는 금액을 부담금 등 준조세 형태로 내고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실제 부담금 징수금액도 지난 6년간 2배나 늘어났고, 특히 국민건강부담금 같은 경우 지난 10년간 177배나 올랐다"며 "실제 부담금 액수의 결정요인인 부담금 요율은 시행령으로 위임됐기 때문에 실제 법적 규제 장치가 작동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부금 분야에서도 기업의 부담은 현실적으로 '자발적'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특정업체의 경우 복합쇼핑몰 한 곳을 지을 때 기부채납 형태로 20%나 부담하고 있는 상황으로, 만약 1000억원 사업이면 200억원을 준조세 형태로 납부하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달랐다.
현재 기업들이 내고 있는 부담금과 기부금의 전부가 비자발적인 납부는 아니며, 부담금 자체도 법률상 정상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
기획재정부 안세준 법인세제과장은 "부담금은 지난 2001년 제정된 부담금관리기본법에 따라 관리가 되는 상황이며, 국회의 검증절차도 상당히 강화됐기 때문에 법적 규제장치는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부금의 경우, 기업들은 간접광고비 등의 지출을 통해 중요한 영업전략의 하나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의 기부채납 부분도 결국 이익창출을 위해 쓰이는 비용에 더 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부담금 요율 부분은 기업과의 합리적인 의사조정을 통해 조정될 필요성이 있으며, 기업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정상화되는 방향으로 가야된다"며 부담금 요율조정 부분에 대한 협의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한편, 이날 학계에서도 준조세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김상헌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준조세 분야의 수입과 지출 부분이 예산만큼 법률적 통제를 받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 규모를 산출하기엔 상당히 힘든 부분이 있다"며 "기업의 부담은 곧 경쟁력과 연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홍콩, 싱가폴 등 경쟁관계 국가와의 준조세 분야 비교자료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동종인 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환경분야 개선을 위한 부담금은 선진국도 이미 많이 시행하고 있다"며 "부담금 자체를 축소 또는 폐지하기보다는 납부 당사자인 기업들에게 인센티브 등의 경제적인 유인책을 주는 정책이 상당히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