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과 관련, 민주당이 연일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 인사들은 이번 협상을 "경제주권을 팔아먹은 협상", "을사늑약에 버금가는 매국협상" 등으로 지칭하며 국회처리 과정에서 제동을 걸 것임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당 한·미 FTA 특위 홍재형 위원장은 7일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우리가 준 것은 자동차에서 4조원인데, 받았다는 것은 돼지고기와 의약 쪽에서의 3000억원"이라며 "이건 일방적인 양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 수출을 110억불 늘릴 수 있고, 7만개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자랑하지 않느냐. 공화당도 대승리라고 얘기하고, 민주당도 환영했다"며 "우리 측으로 보면 MB정부의 패배이자 한국 경제의 일대 타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 위원장은 "정부에서는 자동차분야가 잘 나가니까 괜찮다고 하는데, 잘 나간다고 괜찮으면 FTA를 뭐하러 하느냐"며 "(2007년 한·미 FTA 협상시)제조업, 서비스업, 정부구매, 지적소유권 등 모든 분야에서 양보를 하고 얻어낸 것이 자동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 양국간 이익의 균형이 깨진 협상을 한 배경과 관련, 민주당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후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하게 됐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연평도 사건으로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을 때 무능한 안보를 커버하기 위해서 이런 불리한 FTA를 전광석화처럼 재협상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BBS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 중)고 직접 언급했다.
민주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산 쇠고기 분야에 있어서도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협상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며 의심의 눈을 거두지 않고 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미국의 통상 전문지가 앞으로 수주, 수일 안에 미국산 쇠고기를 월령에 상관없이, 말하자면 30개월 이상이냐, 이하냐를 따지지 않고 한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서두원의 SBS전망대' 중)고 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인터넷을 보니 '2년 전에는 자동차를 지키자고 하면서 쇠고기를 내주더니, 이번에는 쇠고기를 막자고 자동차를 내줬다'는 말이 있더라"며 "이 정권의 태도로 봐선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2007년에 체결된 한·미 FTA 원안 처리를 주장하던 민주당의 분위기는 추가협상 타결 이후부터 '한·미 FTA 국회통과 저지' 쪽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당론은 원래 한미 FTA 원안에 대한 '선대책 후비준'이었다"며 "그러나 여러 위험요인이 많이 생겼다. 통과를 저지해야 한다"(YTN '강지원의 출발 새아침' 중)고 주장했다.
당내에 이견이 있지 않았느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재협상안에 대해서는 모두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지금은 다른 목소리가 없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