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을 위해 평생 피땀을 흘려가며 일하는 평범한 서민들이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부자들은 살 집 외에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휴양 목적의 '별장'을 세우고 유유자적 하기도 한다.
별장은 곧 부의 상징이다.
별장을 한 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예나 지금이나 부자로 인정해 주는 것이 우리의 '정서'다.
부동산 재산 증식에 혈안이 된 부자들을 진정시키고 당시 치솟을 대로 치솟은 집값 안정을 위해 지난 2005년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도입했다.
'부동산 투기를 잡을 수 있는 특효약', '대한민국 경제를 위축시키는 악법' 등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던 종부세는 이명박 정부 들어 세대별 합산과세 위헌 판결 등 대대적인 수술을 거쳐 현재는 재산세와의 통합을 노심초사(?)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종부세 납세의무자는 25만명, 세액만 1조2213억원에 이를 만큼 아직은 팔팔하게 살아 숨쉬는 세금이다.
종부세 과세대상을 살펴보면 지방세법상 재산세 과세대상인 재산(토지, 건축물, 주택, 선박, 항공기) 중 주택과 토지를 과세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중에서 주목할 점은 상시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고 휴양, 피서 또는 위락의 용도로 사용되는 '별장'은 종부세법상에서는 주택의 범위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주택법상 당당하게 주택으로 인정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감세 정책을 모토로 출범한 MB정부가 들어서면서 별장이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 것 아니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별장의 종부세 제외는 도입 첫해인 2005년부터 결정된 사안이다.
별장의 과세 제외가 종부세 도입 취지와 어긋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별장을 소유한 납세자는 재산세를 부과할 때 이미 고율의 단일 세율(4%)이 적용된다. 4%가 많은 것인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 주택에 적용되는 재산세가 0.1%~0.4%인 것을 감안하면 4%는 수치로 따지면 그보다 최고 40배 이상 높은 것.
더구나 별장을 종부세 대상 주택에 포함시키게 되면 재산세를 종부세에서 공제하게 돼 오히려 혜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따라서 별장의 경우 도입초기부터 종부세와 재산세 동시 부과가 아닌 재산세로만 과세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