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지난 8일 '국가경쟁력보고서'라는 것을 처음으로 발간했다.
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을 중심으로 각종 경제 사회분야의 순위를 비교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평가하도록 한 보고서다.
그런데 난생 처음 만든 보고서여서 인지 냉정한 수치비교보다는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평가를 받을 법한 설명이 많다.
특히 조세분야 국가경쟁력에 대한 설명에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통계가 섞이면서 좋다는 것인지 나쁘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고 읽기가 난감할 정도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법인세율은 2010년 현재 22%로 OECD 30개국 중 12번째로 낮고, OECD 평균 24.11%보다 낮다.
조세납부 총액을 국민소득(GDP)로 나눈 조세부담률은 20.8%로 조사대상 OECD 28개국 중 8번째로 낮았다. OECD 평균(25.7%)보다는 5%p나 낮았다.
선진국들의 모임이라는 OECD에서도 조세부담이나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속한 셈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법인세율 측면에서 기업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설명을 모두에 하고 있다.
그런데 OECD 내 순위를 나타낸 이 보고서가 뜬금 없이 OECD 국가가 아닌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 등을 거론, 평가를 내리면서 마무리됐다.
"우리나라 법인세율 등은 여타 OECD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한편, 대만(22.0%), 홍콩(16.5%), 싱가포르(17.0%) 등 아시아 주요 경쟁상대국에 비하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대표적으로 호주(30→29%), 영국(28%→24%) 등이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등 OECD 국가들의 법인세율이 인하되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 더해졌다.
최근 정치권에서 법인세 등 감세를 철회하자는 논쟁이 뜨거웠던 것을 의식한 첨언이 아닌지 의심케 만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감세철회의 근거로 OECD국가들의 평균 조세부담률과 법인세율보다 낮은 우리의 현실을 들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는 우리의 조세부담률이나 법인세율은 OECD 국가가 아닌 아시아 주변국과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법인세율 비교상대국으로 대만, 홍콩, 싱가포르가 합당한지의 여부는 주요 논쟁거리였다.
여당에서는 수출경쟁국들이기 때문에 이들 국가와 비교해야한다고 하지만, 야당에서는 인구가 적은 소규모 도시국가로서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의 통계는 야당의 논리에 무게가 실리지만 보고서의 설명은 여당의 논리에 바짝 다가서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에 22%인 법인세율을 20%로 낮출 예정이다.
OECD 국가 중 법인세 부담이 낮은 국가로서의 순위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