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 늦어지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가 광주ㆍ경남은행의 매각 방식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입찰 의향을 밝힌 23곳의 투자자들에게 입찰안내서조차 보내지 못하고 있어 당초 오는 20일로 예정된 예비입찰 마감 시한이 연말까지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자위는 광주ㆍ경남은행을 우리금융으로부터 분리해 예금보험공사가 팔도록 할지(인적분할), 아니면 우리금융이 직접 팔도록 할지(물적분할)를 놓고 고민 중이다.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입찰 흥행 여부나 민영화 시기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위 관계자는 "매각 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다르다"면서 "조만간 곧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가 희망하는 방식은 인적분할이다. 이는 우리금융과 별개로 경남ㆍ광주은행을 각각 자회사로 둔 경남은행지주와 광주은행지주 형태로 분리한 뒤 예보가 우리금융 지분율(56.97%)대로 직접 매각하는 방안이다. 이때 매각 물량은 최소 입찰 규모인 `50%+1주 이상'에서 예보 지분율인 56.97%까지가 된다.
반면 우리금융이 선호하는 방식은 물적분할이다. 이때 매각 주체는 우리금융으로, 지분은 95% 이상 팔아야 한다. 지주회사법상 지주사는 자회사가 아닌 회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인적분할은 예보의 지분율 범위 내에서 팔면 되기때문에 물적분할보다 인수부담이 적어 더 많은 투자자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또 우리금융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이번에 매각이 무산되더라도 예보의 관리 체제하에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예보는 선호하고 있다.
반면 절차가 복잡하고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을 3개 회사로 분리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주주총회와 기존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을 거쳐야 한다"며 "새로 상장도 해야해 절차가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물적분할은 절차가 단순해 민영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우리금융이 매각 주체가 되는 만큼 매각주관사를 새로 선정해야 하지만 우리금융은 그동안 예보가 진행한 매각 절차를 그대로 승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예보는 나중에 우리금융으로부터 배당을 받아 매각 대금을 회수해야 하며, 매각을 주도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자위와 예보는 최종 결론을 못낼 경우 일단 예비입찰 안내서를 보낸 뒤 예비입찰 실시 이후 매각 방식을 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공자위 관계자는 "가능하면 입찰 참가자들에게 매각 방식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이 좋지만 공자위원들간 합의가 안될 경우 매각 방식을 확정하지 않고 입찰안내서가 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예보 관계자도 "가급적 이날까지 입찰 안내서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는 예비입찰로 본입찰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한다.
지난달 26일 입찰참가의향서 접수 마감때는 우리금융에 11곳, 경남은행에 5곳, 광주은행에 7곳의 잠재투자자가 의향서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