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일부 원유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 달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일반 운전자들은 물론 석유업체 경영진과 각국 정상들 모두 글로벌 유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타피스 유정에서 생산되는 원유 같은 고급 원유가 지난 수주동안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147달러에 육박했던 2008년의 최고치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에 한층 무게가 실리는 등 고유가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의 고유가 행진과 관련해 실현가능한 3가지 시나리오를 마련, 24일 보도했다.
다음은 개별 시나리오 요약.
△세계적인 차원의 강력한 회복세 = 글로벌 경제는 올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측한 대로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신흥경제국가들이 선진국보다 훨씬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강한 원유수요가 이어지고, 공급은 기존대로 지속돼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선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산유국 국부펀드들이 석유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유럽국가들에 다시 투자하라는 압력을 받게 되고, 독일은 더 이상 유럽 재정적자국들의 구원투수가 아니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원유 공급위기 =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 내부에서 형성된 강경한 기류가 주요 석유시설에 대한 테러공격 등과 맞물리면서 원유공급에 차질이 빚어진다.
세계경제의 빠른 회복세로 국제원유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발생한 이 같은 공급 충격은 국제유가를 배럴당 150달러선 이상으로 밀어올린다.
이에 유럽 전역에서 운전자들이 대대적인 항의시위에 나서고 석유유통망이 마비되면서 경제적 혼란이 가중된다.
특히 영국의 경우 지난 2000년과 같이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면서 주유소에 기름이 고갈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영국 보수연정은 유가상승분 상쇄를 위한 석유세 인하압력에 굴복, 재정적자 축소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알면서도 석유세를 낮출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미국의 경우 경기침체로 인해 실업률 감소추세가 역전, 실업자들이 다시 늘어나고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5% 가까이 치솟게 된다.
△석유수요 격감 =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이 다시 힘없이 무너진다.
서구의 침체와 불안정한 세계교역이 이어지면서 신흥경제국들은 지난 2009-2010년 당시의 강력한 경제회복이 신기루에 불과했다는 점을 깨닫는다.
이에 따라 올 한해 글로벌 경기회복이 동력을 상실하면서 국제수요가 급전직하,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으로 추락해 한동안 약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하지만 2012년말에는 낮은 에너지 가격에 힘입어 일부 국가들이 다시 성장세를 보인다.
이와함께 실업률이 다시 떨어지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재선고지를 향해 매진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