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200억~300억원 체불, 거액 회삿돈 횡령혐의
전 회장 딸 배임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수원지검은 거액의 임금을 체불하고 미국으로 도피한 성원건설 전윤수(62) 전 회장에 대한 범죄인인도를 법무부를 통해 미국 당국에 요청했다고 25일 밝혔다.
전 회장은 성원건설 임직원 499명에게 지급될 임금 200억~300여억원을 체불하고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던 중 지난해초 신병치료를 명목으로 미국으로 출국했다 귀국하지 않고 있다.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불법체류혐의로 미 당국에 검거돼 구치소 생활을 하다 9월 병보석으로 풀려나 현재 뉴욕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전 회장에 대한 소재를 파악, 송환하려 했으나 미국 법령에 근로기준법 위반이 범죄인인도요청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송환을 하지 못했다.
전 회장은 오는 2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추방심사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 회장을 국내로 송환해 임금체불, 횡령, 배임 등 구체적인 혐의를 조사한 뒤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은 성원건설에 대한 수사를 통해 회사의 자금을 담당하고 있는 전씨 딸에 대해 배임혐의로 2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6일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박경호 차장검사는 "미국으로 도주한 전 회장을 송환하기 위해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인도요청을 했다"며 "전 회장에 대한 수사에서 배임, 횡령, 임금체불 등 여러가지 혐의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편 성원건설 이덕래 노조위원장과 이용규 건설기업노련 정책부장도 검찰의 범죄인인도요청에 맞춰 전윤수 전 회장의 소환을 촉구하기 위해 최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26일 뉴욕에서 열리는 전 회장에 대한 추방심사에 맞춰 미 국무부 등을 상대로 송환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펼칠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7일 '임금체불 해소와 전윤수 송환 대책 촉구를 위한 진정서'를 청와대에 제출하기도 했다.
성원건설은 2009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전국 54위에 오른 중견 건설업체로, 아파트 브랜드 '상떼빌'로 일반에 알려졌으나 지난해 4월 자금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600여명의 직원 가운데 499명이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났다.
노조에 따르면 전 회장은 부인(부회장)을 비롯해 처남(부회장), 사위(사장), 큰딸(자금본부장), 작은딸(기획조정실장), 아들(대주주) 등 일가족을 회사에 투입해 회사경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회장은 지난 2007년 6월 분식회계와 사기대출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전 회장은 성원건설과 성원산업의 분식된 재무제표를 이용, 금융기관으로부터 수백억원을 대출받고 자신의 성원산업 주식을 계열사가 고가 매입하도록 해 이익을 취했으며 공적자금을 지원받던 계열사의 자금을 횡령, 사적인 용도에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