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등 현장에서 세무조사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세무조사요원(국세공무원)이 갖춰야 할 '덕목(德目)'은 무엇일까요.
세밀한 부분까지 조사해서 법에 어긋난 부분을 찾아내 거액의(?) 추징금을 부과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과거, 권위주의가 지배하던 시대라면 세무조사요원들에게 이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교육위주로 진행되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변했습니다. 기업들이 상당히 투명해졌고, 국세청 스스로도 더 이상의 권위를 희망하지 않고 있습니다.
수 년전부터 '친절'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현장에서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세무조사요원들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세무조사요원들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기업들 사이에서도 "정말 달라졌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합니다.
사실 국세청은 세무조사 때문에 큰 고초를 겪기도 했습니다. 사이 사이에 '비리'가 스며들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국세청'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먹칠을 하기도 했습니다.
잊고 싶은 '경험칙'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최근 국세청의 세무조사요원 교육에 상당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행정에 대한 국민 신뢰 제고를 위해 조사요원의 획기적인 'ABC변화'가 필요하다며 각종 교육훈련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일선 직원들로부터 광범위한 의견수렴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ABC는 Attitude(태도), Behavior(행동), Culture(문화)의 각 앞글자를 딴 단어입니다.
국세청이 설정한 세무조사요원의 바람직한 Attitude(태도)는 반말, 고함, 납세자의견 무시, 불필요한 다량의 자료요구 등을 하지 않고 효율적 조사기법으로 최소한의 자료만 요구하면서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납세자의 입장을 배려하는 태도를 뜻한다고 합니다.
Behavior(행동)는 충분한 전문지식과 창의·열정으로 조사업무를 수행, 납세자에게 친절하고 조사절차를 준수하면서도 뛰어난 조사성과를 거두는 조사업무 수행방식이라고 합니다.
이와 함께 Culture(문화)는 전문성과 청렴성을 바탕으로 내외부의 청탁을 배제하고 조사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뜻한다고 합니다.
국세청은 납세자를 고압적으로 대하거나 적용할 법률을 먼저 정해놓고 일방적으로 과세하는 것이 아닌 납세자의 상황에 맞는 관련법을 찾아서 적용하도록 조사요원들의 의식개선을 주도한다는 계획입니다.
오래된 습관을 버리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시간도 꽤 걸리고, 또한 완전히 옛 습관을 버리는 것에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국세청이 꾸준함을 가지고 세무조사요원들의 의식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