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 날씨가 언제였는지 아득할 정도로 연일 계속되는 한파 덕분에 올 겨울은 보온 의류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특히 모피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가의 상품임에도 유명 백화점들의 매출이 전년대비 40% 이상 신장될 정도로 그 인기가 상당했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모피도 없어서 못 판다고 할 정도.
그러나 아무리 매서운 추위가 불어닥쳐도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인 것이 모피다.
소위 있는 사람들이 주로 소비하는 모피인 만큼 세금도 많이 붙기 때문에 가격부담은 더 크다.
모피에는 과거 특별소비세에서 이름만 바뀐 개별소비세가 20%나 붙는다. 단일세율에서 오는 조세부담의 역진성을 해소하고, 사치성물품의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세금이다.
그러나 모피라고 해서 모두 다 개별소비세가 붙는 것은 아니다. 현행 개별소비세법은 모피 중에서도 토끼 모피와 가공하기 이전의 생모피(生毛皮)는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세법 조문자체에 '고급 모피'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모피에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고급', '고가'의 모피에만 과세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법에서 표현한 과세대상 '고급 모피'의 기준은 시행령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모피의 경우 개당 200만원을 초과하는 물품을 과세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이 판단하는 '고급 모피'의 기준은 200만원인 셈이다.
이밖에 고급 시계, 고급 융단, 고급 사진기, 고급 가구 등도 개별소비세법상 과세대상인 점을 보면, 개별소비세가 어떤 의미의 세금인지가 쉽게 이해가 된다.
시계와 사진기는 모피와 같이 개당 200만원 이상이면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고급'의 수준(?)으로 평가되고, 가구의 경우 1조당 800만원 또는 1개당 500만원 이상이면 '고급 가구'(?)로 평가되어 과세대상이 된다.
지난해부터는 '고급' 여부와는 관계없이 대형 냉장고·에어컨·세탁기·TV 등 에너지 다소비 물품에도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기 시작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