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선 "국장 인사, 'FTA집행국' 신설 이후로 연기"
행안부 "FTA집행국 신설여부, 결정된 바 없다"
빠르면 설 연휴 이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관세청 국장급 전보·승진 인사가 기약도 없이 연기될 전망이다.
오는 31일 안웅린(인천공항세관)·이재흥(인천본부세관) 본부세관장 2명이 명예퇴직하고, 파견근무를 나갔던 차두삼(국방대)·박철구(중앙공무원교육원) 국장이 복귀함에 따라 국장급 인사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FTA집행국' 신설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
윤영선 관세청장은 지난 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관세의 날' 기념식 오찬행사에서 "현재 명퇴 및 파견근무자 복귀에 따라 국장급 인사를 진행할 시점이지만, 행정안전부와 협의 중인 FTA집행국 신설이 확정된 이후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TA집행국이 신설될 경우 관세청 내 국장급 자리가 하나 더 늘어남에 따라 직제 재편성이 불가피하므로, FTA집행국 신설에 맞춰 단번에 국장급 인사를 마무리하려는 것.
하지만 윤 청장의 계획과 달리 현재 FTA집행국 신설을 놓고 행안부와 관세청간에 의견차이를 보이는 등 업무협의가 다소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당분간 관세청 국장급 인사가 단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관세청의 경우 FTA 관련 업무가 급증하고 있어 집행국 신설은 물론 최대한 많은 인원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행안부가 작은 정부를 표방하는 MB정부의 정책기조와 공무원 증가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여론 등을 고려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관세청과 FTA집행국 신설을 놓고 협의 중에 있지만, 신설여부 조차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국급으로 직제를 편성할지도 결정되지 않았고, 직제 신설에 따른 인력규모에 있어서도 관세청과 다소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세청 관계자는 "현재 행안부와 FTA집행국 신설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결정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에 따라 국장급 인사가 단행되는 시점도 다소 늦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EU·미국 등과의 FTA 발효에 따라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FTA 업무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본청에 'FTA종합대책단'을 편성·운영하고 있고, 서울·부산·인천공항·인천·대구·광주 등 6개 본부세관에 FTA 전담부서를 설치했다.
하지만 FTA종합대책단의 경우 정식직제가 아닌 임시직제로 운영됨에 따라 산하세관 직원 40여명을 차출해 업무를 맡기는 등 인력확충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이며, 세관 FTA 전담부서 직원들도 기존업무에 FTA업무를 겸하고 있어 업무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