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정책실패가 원인"
정부가 저축은행의 부실문제 해결을 위해 은행 및 보험사 등 타 업권의 예금보험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소비자단체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보험소비자연맹과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예보 공동계정 추진은 관리감독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금융감독당국의 꼼수에 불과하다며 공동계정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저축은행 PF부실의 심각성은 이미 예견돼 왔으며 바닥난 저축은행 예금보험기금에 은행, 증권과 보험기금을 투입하는 것은 근본적인 처방도 아니다"며 "다른 예금주와 보험계약자의 기금을 담보로 저축은행에 사용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공동계정 제정 계획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작년 11월 말까지 저축은행에 투입된 공공자금은 17조 2807억원이며 이 가운데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은 모두 10조 8019억원"이라며 "작년 정부가 부동산PF 부실채권을 사들이면서 사용한 구조조정기금은 2조5000억원도 국민의 세금으로 채워졌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들 단체는 "현재 저축은행의 부실규모는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이 안되고 있어 금융당국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부실정리에 들어갈 돈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이는 금융당국 자신의 책임은 회피하고 땜질식 처리로 일시적으로 위험을 모면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동계정은 업체의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 수 있으며 예금보험기금제도의 기본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금융당국의 정책실패 및 관리부실의 책임을 인정하고, 예보기금이나 자산관리공사의 구조조정기금, 공적자금을 투입해 해결하는 한편 저축은행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