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측 증인 "소주가격은 국세청 행정지도로 결정"
공정위측 "천우회 논의 사전담합으로 볼 수 있어"
공정위의 소주업계 가격담합관련 253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둘러싼 법정공방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14일 2차 공판에서도 이어졌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재판장 곽종훈)는 14일 오후 2시 고법306호실에서 금복주 외 8개업체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소송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다.
이번 공판에서는 진로가 국세청으로부터 행정지도를 받기 전 나머지 소주업계와 사전에 가격인상을 논의했는지 여부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소주업계측 변호인들은 "소주업계 가격인상은 국세청의 행정지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소주업계가 담합을 통해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1차 공판에 이어 담합의 여지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진로소주 관계자는 "소주가격 인상은 소주업계 시장점유율이 높은 진로의 가격 인상요청을 국세청이 검토후 승인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며, 승인된 후에는 기타 소주업체들도 일제히 가격인상을 하도록 되어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진로의 요청으로 국세청의 행정지도에 따라 가격인상이 결정되면 각 주점에 가격인상안내문이 보내진다"며 "진로를 제외한 나머지 소주업체들은 안내문을 통해 가격인상여부를 알게되어 사전에 담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측 변호인은 "소주업계 사장단 모임인 천우회를 통해 가격인상 논의가 있었으며 국세청의 가격인상 요청 전에 소주업계들의 사전담합으로 볼 수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또 "업계 선두인 진로의 요청에 의해서 국세청의 가격인상 승인이 이뤄진다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진로의 가격인상이 곧바로 타 업체의 가격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명백한 담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는 "진로를 통한 가격인상은 진로의 소주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것에 기인한 것"이라며 "주정가격과 물가인상으로 인해 원가부담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타 업체의 가격인상은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공판은 공정위가 지난 2007년과 2008년에 있었던 소주 출고가격 인상과 소주 유통과정에서 경품 지급조건, 판촉활동 기준 등을 소주업계가 담합한 것으로 보고 11개 소주업체에 대해 총25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해 이 중 9개의 소주업체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