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90% 이상 "독립성 실추" 응답
한은 "집회명분 부족, 진의 파악 중"
한국은행 노사가 통화정책의 '독립성' 문제을 놓고 첨예한 갈등구도를 보이고 있다.
1년 가까이 공석상태인 금융통화위원 자리와 물가불안 확산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인플레 파이터'로서의 역할에 소극적이라는 안팎의 비난 여론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한국은행 노조는 지난달에 이어 서울 소공동 본관에서 '중앙은행 독립성 회복을 위한 전조합원 전진대회'를 열 계획이다.
배경태 노조위원장은 "김중수 한은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의 위상이 크게 실추됐다는 게 안팎의 대체적인 여론"이라며 "이같은 직원들의 목소리에 김 총재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또다시 집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노조가 직원 1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2% 가량이 김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의 독립성이 크게 실추됐다고 답했으며, 특히 김 총재의 업무수행 능력에 대해서도 90% 가량이 '부정적', 또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배 위원장은 "한은의 독립성 약화는 지난해초 기획재정부 차관의 열석발언권 행사 논란 때부터 시작돼 감사원의 '기획감사' 논란, 금통위원의 장기 공석 등으로 이어졌다"며 "최근 철회되기는 했지만 '공정사회 컨설팅' 역시 정부와의 '코드맞추기'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한은은 노조가 임금협상 및 노조 전임자수 축소, 조직개편 등과 관련해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하고 노조측 교섭요구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공정사회 컨설팅이나 직원 감찰반 신설 등이 백지화돼 노조로서도 집회 명분이 약해진 만큼 진의 파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배 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20% 삭감된 신입직원의 임금회복 등이 교섭안에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이번 집회의 주된 목적은 한은의 독립성 회복"이라며 "임금교섭이야 매년 진행되는 것이지만 최근 5년동안 노조의 집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집회를 단순 임금협상을 위한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