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빚어낸 현상인 셈이죠.
현재 공석인 관세청 국장급 자리는 조사감시국장, 인천본부세관장, 대구본부세관장 등 3개 직위입니다. 공모직위로 운영되는 광주본부세관장이 내달 31일자로 임기가 종료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 4개 직위가 마련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인천본부세관장을 제외한 3개의 국장급 자리는 모두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어, '오리지널' 공석으로만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대구본부세관장의 경우 최근 피재기 前평택세관장이 직무대리 자격으로 자리를 옮기며 조만간 고위공무원단 승진과 함께 세관장 정식 임명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사실상 대구본부세관장 자리는 '임자'가 정해져 있는 셈.
지난 2009년부터 개방직위로 운영되고 있는 조사감시국장은 현재 공무원 및 민간전문가를 대상으로 지원자를 받고 있어, 관세청 내부 국장급 인사가 공모를 거쳐 조사감시국장으로 임명될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광주본부세관장도 지난 11일까지 공모직 원서접수를 마감하고 현재 지원자에 대한 심사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발령을 기다리고 있는 관세청내 국장급 인사들 전원이 광주본부세관장에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관세청이 갖고 있는 카드는 인천본부세관장, 한 장 뿐입니다.
반면 지난달 차두삼, 박철구 등 2명의 국장급 인사가 각각 국방대와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을 마치고 복귀했고, 진인근 現광주본부세관장도 다음달 공모직 임기가 종료됨에 따라 현재 후속 인사조치가 필요한 국장급 인원은 총 3명입니다.
이 상태로 간다는 것을 가정하면 차두삼, 박철구, 진인근 등 3명의 국장급 인사 중 인천본부세관장 낙점을 받지 못하는 2명은 상당기간 '본부대기' 상태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그동안 국장급 직위를 대상으로 이뤄졌던 국방대학교 파견이 올해 과장급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됨에 따라, 차장을 포함해 17개였던 국장급 고위공무원 운영 폭도 1자리 줄어들며 국장급 인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다만 꼬여 있는 관세청 인사의 실타래를 풀어낼 '열쇠'가 있기는 합니다.
바로 'FTA' 입니다.
지난해 관세청은 한-EU FTA 발효 등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FTA 관련 관세행정에 대비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에 'FTA집행국' 직제 신설을 요청했고, 현재 행안부와 업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FTA집행국 신설이 조속히 이뤄질 경우 관세청 내에 국장급 자리가 하나 더 마련되기 때문에, 국장급 후속인사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관세청 고위직 관계자는 "현재 국장급 공석이 부족해 인사가 다소 꼬여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4월초까지 여러 변수가 남아있다"며 "조사감시국장에 내부 국장급 인사가 임명되고, FTA집행국 신설이 탄력을 받는다면 국장급 인사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행안부가 국장급 후속인사로 골치를 앓고 있는 관세청에 FTA집행국 신설이라는 '청량제'를 선사할지 관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