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2월 임시국회에서 재추진하기로 한 세무검증제 도입방안과 관련해 청와대가 '공정사회 추진'이라는 명분을 더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고소득 현금수입업종의 세무신고 내용을 사전에 검증하는 '세무검증제'는 지난해 연말 국회에서 관련 이익단체와 소관 상임위원회를 설득하지 못해 '계류' 조치됐지만, 최근 세무사들의 방향전환에 이어 청와대의 지원사격으로 분위기가 반전될지 주목된다.
17일 국무총리실은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공정사회 추진회의'에서 세무검증제도 도입을 포함해 병역, 납세, 교육, 근로, 인사 등 5대 분야 8대 추진과제를 보고했다.
총리실은 우선 국회에 법안이 제출된 수입 금액 5억원 이상의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검증제 도입을 서두르고, 고액상습체납자를 정리하기 위해 국세청에 '체납정리 특별전담팀'을 신설하기로 했다.
납부 능력이 있으면서도 소득을 탈루하거나 상습적으로 세금을 체납하는 것 또한 묵묵히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에 피해를 주고 공정한 사회를 저해하는 행위로 판단한 것.
특히 세무검증제는 이미 재정부가 올해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한 만큼, '공정사회'라는 강력한 '명분'을 더해 소관부처 업무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공정사회' 추진과제를 점검하겠다는 것도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발표된 추진사항 가운데 병역과 납세, 교육, 근로, 인사 분야는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직접 챙길 것"이라며 "오는 12월까지 모두 10번 정도 진행될 추진회의의 주요 아젠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회의석상에서 "국민 71%가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한다"며 "공정사회는 우리 사회를 선진일류국가로 만드는 필수적인 일로 앞으로도 초당적으로, 초정권적으로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