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후보자 소견발표 '4인4색'
격앙된 조용근, "자성할 필요 있다"
지난 17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 컨벤션홀에서 치러진 제27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 순회투표는 대구지방세무사회 소속 세무사 회원들의 많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다소 궂은 날씨에도 불구, 대구지방회원 대부분이 예정된 시각(오후 1시)에 투표장을 찾아, "참석률이 낮을 수도 있다"는 당초 우려를 깨끗이 씻어냈다. 실제로 이 날 대구지방회 투표율은 77.6%(590명 중 458명 투표)을 기록했다.
세무사회장 및 윤리위원장, 감사 후보자들도 일찌감치 투표장에 도착, 자리를 잡고 대구지방회원들을 맞았다.
특히 박점식 후보자(기호 1번)의 선거운동원들은 푸른색 목도리를 두르고 선거운동에 나서는, 아기자기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송춘달 후보자(기호 2번)와 정구정 후보자(기호 3번), 유재선 후보자(기호 4번)도 부지런히 대구지방회원들 사이를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송 후보자는 러닝메이트인 강종원 부회장 후보자가 투표장에 다소 늦게 도착,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했다.
이 날 윤리실천교육을 위해 투표장을 찾은 조용근 한국세무사회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자성'을 요구했다.
17 오전 각 조간신문에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의 비리혐의와 세무사가 연루된 사실이 일제히 보도된 점에 감정이 격해진 것.
조 회장은 "선거도 중요하지만,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우리가 자성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회장은 "이 문제와 관련한 언론보도에 더 이상 '세무사'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도록 언론사를 설득하러 갈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투표장을 떠났다.
투표장을 떠나기 직전 조 회장은 회장 후보자 4명을 단상 위로 부른 뒤 일일이 포옹을 나누며 공정한 선거를 당부하는 한편, 원하는 결과를 얻으라고 '덕담'을 건넸다.
소견발표는 감사 후보자, 윤리위원장 후보자, 회장 후보자 순으로 진행됐다.
회장 후보자들의 연설 스타일은 말 그대로 '4인4색'.
첫 소견발표에 나선 유재선 후보자는 '감정선'을 자극하는 연설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유 후보자는 "저 치마 입은 여자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당당하고 용감하게 세무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 "세무사회의 잔다르크로 2년을 살겠다"며 한 표를 부탁했다.
두 번째 소견발표자였던 박점식 후보자는 기장대리 시장의 위기를 거론하며 컨설팅 전환 등 자신이 내놓은 현실적인 정책공약 소개에 허락된 시간(10분)을 소진했다. 특히 대화를 나누듯 유연한 연설 스타일을 선보여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기장대리 시장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겠다. 컨설팅 업무 전환을 비롯해 각종 신 수익원을 개발해 회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임기 2년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송춘달 후보자는 소견발표를 통해 경륜과 세무사 제도에 대한 해박한 이론을 겸비한 실무전문가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아울러 그 동안 여러 회직에 봉사하면서 세무사 제도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점에도 악센트를 가미했다.
정구정 후보자는 소견발표를 위해 단상에 오르자 마자 회원들에게 '큰절'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정 후보자는 과거 세무사회장 재직시절(24대) 업무성과와 함께 세무사 업계의 어려움 타개를 위해서는 검증된 일꾼이 필요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이 날 투표는 오후 4시5분 종료됐다.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은 세무사회원들은 458명. 투표함은 즉각 밀봉돼 서울로 이송, 일주일 동안 보관된다. 대구지방회원들의 '표심'을 담은 투표함은 오는 28일(월요일) 개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