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3일은 제45회 '납세자의 날'이다. 1967년에 '조세의 날'로 시작하였으나, 그 이후 '납세자의 날’로 변경해서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납세자의 날'에 대통령과 납세자대표가 보이지 않는다. 이 점에서 '납세자의 날'과 관련하여 몇가지 지적해 두고자 한다.
□ '납세자의 날'은 납세자에게 감사하는 날
첫째,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22548호, 2010.12.27.개정)을 보면 '납세자의 날'을 "국민의 납세정신을 계몽하고 세수증대에 관련된 행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납세자의 날'을 단지 납세자를 '계몽'하고, 국가의 '세수증대'를 위한 행사로만 보고 있을 뿐이다. 이는 참으로 잘못 되었다고 본다.
'납세자의 날'은 세금을 내준 납세자에게 감사하는 날이여야 한다. '납세자의 날'에는 과세권자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납세자에게 그동안 어렵게 내주신 세금에 대해 감사하고, 이를 잘 써서 납세자에게 봉사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모범납세자 등을 특별히 칭송을 하는 날이어야 한다.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서 '농업인의 날'은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며 노고를 위로하는 행사"라고 하고, '소비자의 날'은 "소비자의 귄리의식을 신장시키고 소비자보호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한 행사"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22548호, 2010.12.27.개정)에서 '납세자의 날'을 규정함에 있어서 "납세자권리를 신장시키고 납세협력에 감사하기 위한 행사"로 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납세의식이 자연적으로 고양되고, 역시 세수증대도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 국방에 비해 납세를 간과하는 대통령
둘째, '납세자의 날'에 대통령께서 직접 참석하셔서 납세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한다. 1967년 제1회부터 1970년 제4회까지는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한 적이 있지만 그 이후 한번도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적이 없다.
'납세자의 날'은 과세권자의 대표인 대통령이 납세자에게 직접 나서서 세금을 공평하고 법률에 근거하여 잘 걷어서 이를 합리적, 효율적으로 필요한 곳에 잘 사용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감사를 표하는 자리여야 한다. 이러한 자리에 대통령이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가정에서도 용돈을 받으면 감사하고, 일반사회에서도 기부를 받으면 감사를 표하고 있다. 납세자는 모든 국민이 대상이고, 납세는 헌법에 의한 납세의무의 일환에서 탄생된 것이라는 점에서, '납세자의 날'은 다른 기념일과 다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실 현재의 대통령을 포함하여 역대 대통령들을 보면 국방과 관련하여 각종 사관학교 졸업식 등 각종 행사에는 많이 참석하고 있지만, 납세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헌법' 제38조의 납세의무와 '헌법' 제39조의 국방의무에 대한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납세와 국방에 대한 인식에 균형점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 있을 '납세자의 날'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납세자들에 대한 감사를 통해 납세자의 납세의식을 높여 공정사회를 위한 단초를 제공하길 기대한다.
□ 납세자대표가 없는 '납세자의 날'
셋째, '납세자의 날'이 되면 정부는 모범납세자를 정부중심에서 정부기준에 맞게 선정해서 표창한다. 그 기준도 납세자는 구체적으로 모른다. 일반 납세자는 그들이 왜 선정되었는지 잘 모른다.
많은 납세자들은 그저 몇몇 연예인과 몇몇 기업이 때가 되면 받는가 보다하고 생각하고 있고, 이에 대한 관심도 별로 없다. 먼저 대통령도 관심이 없는데, 누가 관심을 갖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납세자의 날'에 단상에는 수상자외 정부관계자들만 가득 앉아 있다. 우리나라에는 정부에 등록되어 공익법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납세자대표가 있음에도 초청도 하지 않는다. 표창의 시간에 박수치는 사람은 연단 밑에 앉아 있는 세무공무원들뿐이다.
'납세자의 날'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서 납세자대표가 있는 자리에서 세금을 잘 내준 백성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세금을 아껴 합리적으로 사용할 것을 다짐하고, 모범적인 납세자를 칭송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대통령의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약력]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현),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현), 한국세무학회 부회장(현), 대한경영학회 부회장(현),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현), 국세청 국세행정위원회 위원(현), 해양경찰청 위원(현),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위원(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