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인도에서 물가상승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가 하면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의 물가상승률도 껑충 뛰었다.
인도에서는 이날 수도 뉴델리에서 수십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물가상승 규탄 집회가 열렸다.
국민 상당수가 저소득층인 인도에서는 대규모 거리시위가 빈번하다. 특히 최근 몇년 동안은 인도 정부의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해마다 거리시위가 벌어졌다.
올해 예산안은 21일 발표됐다.
23일의 대규모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최근의 식량가격 폭등을 주로 지적했다.
인도 정부는 150억~300억 달러 규모의 재정을 투입, 빈곤층에 대한 식량지원을 대폭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정 건전성을 우선시하는 측에서는 이 계획이 실현될 경우 지금도 국내총생산(GDP)의 5.2%에 달하는 재정적자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표명, 논란이 일고 있다.
아시아 지역내 다른 나라들도 물가상승의 타격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보조금 제도를 도입하는 추세다.
일부에서는 보조금을 줄 경우 소비자들이 종전보다 더 많이 소비를 해 결국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반대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보조금은 확산하고 있다.
홍콩의 경우 가정용 전기요금 할인과 공공주택 임대료를 두달치 면제해주는 일회성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싱가포르는 지난주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세금환급과 감세를 내용으로 하는 66억 싱가포르 달러(52억 미 달러) 규모의 지원책을 내놓았다.
아시아 지역은 경제회복 속도가 다른 지역들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물가상승 압력도 매우 높은 편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이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경기회복세가 지지부진한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일부 국가에서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과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기도 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박동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지역 거시경제에서 가장 위협이 되는 변수는 인플레이션이라는게 대부분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5.5%로 작년 12월의 4.6% 보다 더 높아졌다.
베트남의 경우 2월 물가상승률이 12.31%에 달해 아시아 내에서도 인플레가 가장 심한 나라로 꼽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