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4일 정치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을 갖고, 개헌, 민생문제, 구제역, 과학벨트 등 주요 정치현안을 소재로 공방전을 벌였다.
친이계 의원들을 대거 질문자로 배치한 한나라당은 현행 헌법에 시대상이 반영돼 있지 않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야당측 의원들은 물가 불안과 구제역 사태 등을 언급하며 민생에 더 주력할 것을 정부여당에 촉구했다.
먼저 개헌문제와 관련해 한나라당 권성동 의원은 "대통령을 향한 권력집중, 과중한 업무부담 등이 5년 단임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한 사람이 국가의 모든 문제를 감당할 수 없다"며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헌법의 필요성을 국익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군현 의원은 "정파적 이해에만 매몰돼 있는 한 우리나라는 한발짝도 나가기 어렵다"며 "이제라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행복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개헌에 지혜를 모으자"고 호소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들 의원들의 개헌 주장에 동조하며 "국회에서 논의하고, 국민의 공감대를 거쳐 헌법개정안을 만든다면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개헌 전도사로 통하는 이재오 특임장관은 "국회가 의결하고 30일 이내에 국민투표를 해야 하는데, 정상적으로 할 경우 90일이면 끝난다"고 언급한 뒤 "대선은 2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금년에 개헌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박병석 의원은 "내년에 총선과 대선의 주기가 20년 만에 일치한다"며 "정부와 여당에 (개헌을 하겠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이 주기를 맞추기 위해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종 민생문제로 인해 국민들이 신음하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 이어졌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말뒤집기로 국론분열에 앞장서고, 치적 장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정부가 경제정책에 성공했으면 민생대란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총리가 "개별적인 문제를 통틀어서 민생대란이라고 하는 것은 안 된다"고 반발한 데 대해선 "시중에서는 실패한 경제대통령, 공약 안 지키는 거짓말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온다. 더 심한 얘기도 있는데 품격을 생각해서 안 하겠다"고 맞받았다.
과학벨트 입지 문제도 논란이 됐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수차례 관련 공약을 했다고 언급한 다음 "하지만 공약을 파기했다. 이런데 어떻게 공정사회와 국격을 말하느냐"고 따졌다.
특히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거짓말 한마디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며 "이 정도면 탄핵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범구 의원은 "TV에 나와서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도 뒤집어버리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이 대통령에게서 무엇을 배우겠느냐"며 "아마 대통령을 하려면 거짓말을 잘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지 않겠느냐"고 비꼬았다.
정 의원은 또 구제역 사태와 관련해선 "이번 구제역 만큼 무책임, 무대응으로 피해를 몰고 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엄청난 재앙이라고 한다"며 "그럼에도 도대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힐난했다.
이밖에 여야 의원들은 국정원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과 관련, "아마가 프로 흉내를 내다 망신을 당한 꼴", "국정원이 졸지에 걱정원이 됐다"는 등 한목소리로 국정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