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품 등 3개사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131억원 부과
공정위 물가관리TF 첫 성과‥가공식품 조사 탄력받을 듯
우유의 대체품으로 인기가 높은 '두유'의 가격이 지난 수년간 업체들의 담합을 통해 인상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8년 2차례에 걸쳐 두유가격을 공동으로 인상하고, 덤 증정을 제한키로 합의한 정식품, 삼육식품, 매일유업 등 3개 두유업체의 담합행위를 적발, 시정명령 및 과징금 131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업체별로는 가격담합으로 취득한 수익비중 등에 따라 정식품이 99억원, 삼육식품은 15억원, 매일유업은 17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받았다.
이들 업체는 각각 '베지밀', '삼육두유', '뼈로가는 칼슘두유'와 '순두유' 등 유명브랜드를 생산해내는 업체로 2008년 기준 정식품 44%, 삼육식품 24%, 매일유업 14% 등 3개사가 두유시장의 82%가량을 과점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지난 2008년 2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두유가격 인상을 공모했다. 특히 시장점유율 1위업체인 정식품은 가격담합을 주도했다.
정식품은 2007년 12월 두유의 원재료인 대두가격이 kg당 315원에서 557원으로 상승하자, 삼육식품에 가격인상 담합을 제안했고 삼육식품은 이를 수락, 이듬해 2월 정식품은 출고가기준 약 10.4%(230원→270원) 삼육식품은 10.0%(221원→256원)를 인상했다.
업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08년 7월 대두값이 kg당 707원으로 더 상승하자 또 다시 가격 인상을 공모했다.
정식품은 출고가격을 2008년 11월에 가장 먼저 약 11.2%((270원→300원) 추가인상 했고, 이어 삼육식품과 매일유업도 다음 달 각각 11.7%, 11.8%씩 제품 출고가격을 올렸다.
또한 업체들은 2008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덤 증정을 서로 제한하는 내용의 거래조건에도 합의한 뒤,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마트 등에서 입찰을 제한시키는 등 자체적인 제재사항도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대두가격 인상을 핑계로 가격을 담합해서 올렸지만 대두가격이 내려가자 이들은 침묵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대두 값은 kg당 569원으로, 2008년 7월 담합 당시 kg 당 707원보다 138원이나 떨어졌지만 이들 업체들은 그동안 올린 가격 그대로 두유를 팔아왔다.
공정위는 이번 두유 값 담합적발을 지난 1월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출범시킨 '물가관리 TF'의 첫 성과로 꼽으며, 향후 가공식품 가격조사에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과점시장에서 일단 가격이 인상되고 나면 원재료가격의 하락 등 가격인하 요인이 발생해도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는 '비대칭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신 국장은 "지난 2008년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던 상황과 현 시점이 매우 흡사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후에도 가공식품업계 등에서의 가격담합 행위를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