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U, 미국과의 FTA가 비준·발효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수출기업들의 원산지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FTA 발효 이후 수출기업들이 벌금 및 관세특혜 배제 등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관세청은 27일 지난해 하반기에 전국 21개 기업을 대상으로 원산지 사전검증 서비스를 실시한 결과 무려 13개 업체(61.9%)가 원산지관리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는 등 FTA 상대국의 원산지 세무조사에 대한 준비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사전검증을 실시했던 업체 중 5곳(24%)은 FTA 특혜관세를 적용 받기 위한 원산지 기준에 미달되는 것으로 조사돼, FTA가 발효되더라도 관세특혜를 아예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출기업들이 FTA 특혜관세를 적용 받기 위해서는 수출품이 '한국산'임을 입증하는 증빙서류와 함께 원산지관리 관련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FTA 상대국의 세무조사에 대비하지 않을 경우 세금 및 벌금 '폭탄'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오는 7월 잠정 발효될 예정인 한-EU FTA의 경우 EU 관세법상 원산지 규정을 위반하는 기업에게는 특혜관세 취소는 물론 수출금액의 3배에 상당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원산지증명서를 부정한 방법으로 작성·교부한 경우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한 조만간 양국 의회에서 비준될 예정인 한-미 FTA의 경우 미국 세관이 직접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원산지검증 등 고강도 세무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 수출기업들의 원산지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관세청은 우리 수출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EU FTA 발효 전까지, EU와 미국세관의 세무조사 위험이 높은 ▲자동차부품 ▲가전제품 ▲직물·의류 등 일정품목 수출기업들을 위주로 원산지 사전진단 서비스를 확대·시행할 방침이다.
원산지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중소영세기업에 대해서는 관세청이 개발한 중소기업용 원산지관리시스템(FTA-PASS)을 무료로 보급하고, 민간기업의 FTA 인력 양성을 위한 '원산지관리사 제도'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한-EU FTA가 잠정 발효되기 전까지 원산지 사전진단 서비스를 확대해 수출기업들의 원산지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며 "원산지관리시스템을 무료로 보급하는 등 상대국의 원산지검증으로 인한 수출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