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성적'은 몇 점일까.
대선후보 시절 이 대통령의 핵심 경제공약은 '747(연 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불, 세계 7대 강대국)공약'이었다. 그러나 747공약은 현 시점에서 선언적 '공약'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외부의 충격파가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1997년 IMF외환위기 수준에는 비견될 수 없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는 한국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몰고 왔다.
출범 초기부터 악재를 만난 이명박 정부는 금융위기 탈출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비상경제대책회의 체제를 가동, 경제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국제사회와 손을 잡고 위기탈출에 안간힘을 쏟아 부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세계 어느 나라들보다 앞서 극복한 나라로 꼽혔다. 지난 2009년 마이너스 언저리(0.2%)까지 추락했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6.1%로 크게 높아졌다. 1인당 국민소득도 2만 달러를 회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탈출이라는 성과 외에도 얻은 것이 또 있다. G20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역할을 수행, 금융위기 해결의 초석을 마련하는 동시에 세계 각국의 공통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중재자로서 국격을 높여 놓은 것도 성과다.
□ 양극화·청년실업 해결은 '미흡' = 전체적인 경제의 틀은 정상궤도에 올려 놓았지만 여지껏 해결하지 못한 경제현안도 수두룩하다. .
양극화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초기 감세와 규제 완화를 경제성장의 불씨로 삼았다.
'비즈니스 프랜들리' 정책스탠스는 특히 대기업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기업이 성장할 경우 '트리클 다운 효과'가 발생, 서민층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가 배경에 깔려 있었다.
그러나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경제성장에 따른 과실은 지원이 필요한 중산·서민층에 골고루 돌아가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은 지난해 '공정사회 구현'을 국정의 주요지표로 삼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및 서민생활 안정으로 방향타를 바꿔 잡았다. 중산·서민층의 '체감경기' 회복을 위해 취임 초기 정책노선에서 벗어난 셈이다.
청년실업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나섰지만 성적표는 신통치가 않다. 임기 중 총 300만개(연간 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약속이었다.
그러나 2008년 14만4000명 증가, 2009년 7만1000명 감소, 2010년 32만3000명 증가가 이명박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성적이다.
그나마 고임금을 받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여간해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공통 된 목소리다.
물가 상승과 전세 대란은 비교적 최근 제기된 문제. 이중 물가의 경우 원유와 같은 원자재가 인상 등으로 인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전세 대란의 경우에는 정부의 공급 조절 실패가 원인이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 늘어나는 '나라빚'…서민들 삶의 질 개선 '글쎄' =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한 경제대통령이 되려면 남은 임기동안 양극화 극복에 집중, 서민들의 체감 경기를 살려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단 이명박 정부는 올해 경제운용 목표를 5% 경제성장, 3%대 물가억제로 잡았다.
'높은 성장'과 '낮은 물가'란 두 마리 토끼로 서민 생활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그러나 당장 "고성장에는 인플레이션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집트와 리비아 등 중동 국가의 불안으로 원유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이 같은 우려는 한층 커지고 있다.
서민들의 생활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정부는 재정을 동원해 사회 곳곳에 온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역할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 이명박 정부 들어서 100조 가까이 증가한 '나랏빚'이 주요한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전망.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최근 "세계 잉여금을 국가채무 상환에 먼저 사용해야 한다"며 국가재정 건전성 확보가 시급함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