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지방회장, 세무사회 임원 '선거개입' 도 넘어"
대구와 부산, 대전, 광주, 중부 등 5개 지방세무사회 순회투표 일정을 소화하고 최대 표밭인 서울지방세무사회 순회투표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일부 후보자와 손잡은 현직 지방회장 및 세무사회 임원들의 선거운동이 점입가경,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어 선거 후유증이 클 전망이다.
세무사회 선거는 세무사 업계의 미래를 위한 선거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이해관계'만을 추구하는 일부 후보자와 측근세력화 된 주변인들의 행태가 선거판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 전·현직 지방회장들과 세무사회 임원들이 선거판에 적극 개입한 것은 선거초기부터 논란의 대상이 됐다. 논란의 중심은 정구정 세무사회장 후보자 선거캠프.
정 후보자의 선거캠프에는 이창규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김종화 세무사회 부회장이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합류,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다수 회원들의 선출로 현재의 자리를 차지한 이들이 개인의 성향에 치우쳐 본분을 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이 벌어지자 정 후보자 측은 "이런 분들을 선대본부장으로 영입한 것은 회장 후보자의 능력"이라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 논란이 잠잠해 졌지만 본격적인 순회투표가 개시되면서, 이번에는 '지방회장'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른바 지방회장을 이용한 '마케팅' 수법이 동원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허위사실' 유포 논란까지 더해지는 등 난장판 선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의 불쏘시개를 제공한 것은 이번에도 정구정 후보자 캠프였다. 정 후보자 측은 광주지방회 순회투표에 앞서 광주지방회 소속 회원들에게 "윤경도 광주지방회장이 나를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그러나 윤 광주지방회장이 즉각, "해당 문자메시지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 정구정 후보측 주장이 '거짓'임을 밝혔다.
지난 25일 치러진 중부지방회 순회투표에서도 정 후보자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당시 정 후보자는 "지지와 함께 선거운동에 동참해 준 한헌춘 중부회장님께 감사 드린다. 당선되면 많은 중부회원들이 본회에 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중부회장과 협의하겠다"고 발언, 논란을 넘어 파문으로까지 번졌다.
특히 정 후보자의 광주회 문자메시지 발송 및 중부회 소견발표 행위에 반발한 송춘달 후보자 측은 28일 오전 현행 선거관리규정 위반 사항임을 지적, 선관위에 제재를 요청하는 고발장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자 측도 중부지방회 투표장에서 송 후보자 측에서 한헌춘 중부회장의 명의와 핸드폰 번호를 이용,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송 후보자를 선거규정위반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세무사는 "특정 후보자의 선거운동이나 하라고 지방회장으로 뽑아 올린 것이 아니다. 지방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지방회장들이 선거에 적극 개입하고, 또 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는 후보자의 행위도 부적절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세무사는 "세무사회 선거의 후진성을 홍보한 꼴"이라며 "정책을 가지고 선택받아야 할 후보자들이 주변인을 활용해 환심을 사려하는 행태는 보기 민망할 정도다. 선거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용근 한국세무사회장도 이 같은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조 세무사회장은 지난 25일 중부지방회 순회투표에 앞서 진행한 윤리실천교육에서 "세무사회의 미래 일꾼을 뽑는 역사적인 순간에 '되고 보자'식 홍보전은 곤란하다"며 "갖은 술수를 쓰더라도 현명한 우리 회원들은 부화뇌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