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복지기금 손금 한도율 축소…'노동부-재경부' 엇박자

고용노동부, 기업들 기금운영 위축될라  '노심초사'

기금 활성화 위해 재정부에 관련 세법 수정 건의 예정

지난해 개정된 세법상 기업들이 근로자 복지 증진을 위해 자율적으로 조성하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손금인정 한도율이 축소돼 자칫 기금설치에 우호적이던 기업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정된 세법에서는 특례기부금이었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특례기부금 폐지에 따라 지정기부금으로 분류해 법인세 납부목적으로 조정된 이익에서 법정기부금 차감 후 50%의 범위 내에서 비용으로 인정했던 것을 10%로 하향 조정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부금 체계를 간소화하기 위해 특례기부금을 폐지하고 개인과 법인간의 형평을 고려해 공익성 기부금만 법정 기부금으로 분류하였다"며 "사내근로복지기금의 경우 공익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지정기부금으로 명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포함한 기업들의 지정기부금액은 비용 한도액의 10%를 넘지 않을 만큼 적기 때문에 비용 한도율을 축소한다해도 기업들의 비용 인정액이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과 운영이 이번 세제개편으로 자칫 위축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조성하도록 사용 규제 완화등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기획재정부에서 비용 인정 한도율을 축소하는 것은 고용노동부의 정책에 역행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세제 개편 내용을 수정하도록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말 기준 총 기금수는 1220개소로 전년 대비 43개소(3.7%) 증가했고 총 기금원금은 6조2609원에 이른다.

지난해 12월에는 포스코(대표 정준양)가 이사회 결정에 따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621억원의 현금 출연을 결정해 2월 17일에 이 중 400억원을 출연했다고 공시했었다.

또 2009년 3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 기금 사용규제를 완화해 2009년 사내복지기금을 실제 사내 근로자들을 위해 사용한 금액은 3조4545억원으로 이는 전년대비 709억원(2.1%) 증가했다.

이 기금을 통해 대출이나 무상 지급 등으로 혜택을 받은 근로자는 138만4000명으로 대부분 주택구입자금(36.6%)과 생활안정자금(31.3%)으로 지원됐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은 기업스스로가 이익의 일부를 출연해 근로자복지사업을 하는 자율적인 제도"라며 "특히 중소기업의 사내기금 도입 확대를 위해 세제지원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