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인회계사 및 전문경영진단기관(경영지도사)으로 한정돼 있는 건설업자 대상 기업진단 보고서 작성자 범위에 세무사를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강오 세무사(세무법인 다솔)는 지난 2일 서울 서초동 한국세무사회관 4층에서 열린 세무대학 세무사회 조세포럼에서 '건설업 실질자본금 심사제도의 문제점과 세무사의 역할증대방안'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세무사는 "현재 대부분 건설업체가 세무사에게 기장대행, 세무신고 등 업무의뢰를 하고 있지만, 현행 법률에 따라 공인회계사에게 별도의 과다비용을 지불하며 기업진단을 받고 있다"며 "사실상 건설업자들이 이중으로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서는 건설업자에 대한 경영실태 조사가 필요한 경우 공인회계사 및 전문경영진단기관(경영지도사)에 한해 건설업자의 재무관리 상태를 진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건설업자와 업무상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세무사는 기업진단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
그는 "건설업자의 이중 비용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진단 보고서 작성자에 세무사를 포함해야 한다"며 "세무사들은 중소건설업체에 행정적·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는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기업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세무사는 "현재 정부가 주관하는 입찰공사의 경우 참가업체의 경영상태 평가를 위한 제출서류로 공인회계사가 작성한 감사보고서 및 검토보고서만을 인정하고 있다"며 "입찰참가업체의 추가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세무사가 작성·확인한 재무상태 검토보고서도 경영상태 평가 제출서류에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전반적인 회계검토가 아니라면 건설업자 대상 기업진단 보고서 작성은 세무사도 가능한 업무"라며 "다만 기장업무를 담당하는 세무사가 회계검토까지 동시에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감사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공인회계사만의 고유 업무"라며 "건설업자 대상 기업진단 보고서 작성자 범위에 세무사를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회계검토가 아닌 회계 예규상에 별도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서동표 세무사(세무법인 가은)는 "재무제표 등에 대한 검토를 공인회계사에게만 허락하는 것은 분명한 특혜"라며 "이는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춰 국민들의 편익을 증진한다는 국가 정책과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서 세무사는 "건설업체 비용절감 차원에서도 세무사가 기업진단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며 "최소한 세무사가 법인설립 등 초기단계에서 적절한 세무지도를 한다면 부실기업 및 임원·대표의 도덕적 해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무대학 세무사회는 이날 포럼에 앞서 세무대학 동문 유자녀 5명과 서울시내 구청 사회복지과 추천 학생 4명 등 9명의 학생들에게 소정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행사도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