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10년 전 서울 강남에 위치한 주택 한 채를 3억원에 취득해 4년 간 거주한 뒤, 자녀 교육을 위해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A씨 가족은 자녀가 대학을 졸업한 이후 우리나라로 돌아왔고, 복잡한 서울 시내를 떠나 경기도에 위치한 조용한 전원주택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이에 A씨는 새 집을 취득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부터 소유하고 있었던 강남 소재 주택을 양도(시세 15억원)하려고 했지만 한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10년 이상 강남 주택을 보유했고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 4년 동안 세대전원이 살았기 때문에 1세대1주택 비과세요건(3년보유, 2년거주)을 모두 갖추긴 했지만, 미국으로 이주했던 기간이 있어 양도소득세가 면제되는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
최근 A씨의 경우와 같이 주택을 소유한 채로 외국으로 이주한 뒤 다시 국내로 U턴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며, 1세대1주택 비과세와 관련한 문제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1세대1주택 비과세란 1세대가 양도일 현재 국내에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로서 주택 보유기간이 3년 이상이고, 거주기간이 2년 이상일 때 주택 양도소득세를 전액 면제해주는 세금감면 제도다.
여기서 '1세대'란 거주자 및 배우자가 그와 동일한 주소 또는 거소에서 실질적인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과 함께 구성한 세대를 의미한다.
즉, 1세대1주택 비과세 규정은 '거주자'에게만 적용되는 세금감면 혜택인 것.
이에 따라 1주택을 소유한 납세자가 해외로 이주한 뒤 다시 국내로 돌아온 경우에는 자신의 세법상 신분(?)이 거주자인지 또는 비거주자인지 여부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A씨와 같이 가족 모두 해외로 이주한 납세자의 경우 거주자 신분으로 주택을 보유했던 기간만 1세대1주택 비과세 보유기간으로 인정되므로, 외국으로 떠나 비거주자 신분으로 주택을 보유했던 기간은 1세대1주택 보유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1세대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납세자가 거주자 신분에서 주택을 양도해야 하며, 비과세 적용을 결정하는 기간 기준도 거주자 신분으로 보유·거주했던 기간만 인정되는 것이다.
만약 A씨가 비거주자 상태에서 강남 주택을 양도할 경우에는 1세대1주택 비과세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양도소득세 전액을 고스란히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입국 이후 거소신고를 하고 1년 이상 거주한 뒤 거주자 신분으로 주택을 양도할 경우에는 양도가액 중 9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세금을 납부하면 된다.
실제로 A씨가 거주자 신분으로 주택을 양도하면 납부해야 할 양도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가 1960만7000원에 불과하지만, 비거주자 상태에서 양도할 경우 무려 3억604만7000원에 달하는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더불어 주택 양도일 현재 거주자인 납세자는 비거주자 신분으로 주택을 보유했던 기간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 보유기간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주택 보유기간이 3년 이상인 경우 1년에 8%씩 최대 8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항영 세무사 약력]
현 외환은행 PB영업본부 세무사, 국세청 조사국 등 14년 근무,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